웹게임 편중 ‘과열경쟁’이 화불러

비슷한 장르 넘쳐 유저들 외면…모바일 성장 예측 못해 ‘헛발질’

지난 2011년부터 본격화된 중국 게임회사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웹게임으로 반짝 인기를 끌었을 뿐 대부분의 업체들이 깊은 침묵 속으로 빠졌다. 국내 지사 설립 형태의 중국발 국내 러시가 결국 좌초한 셈이다. 이들이 고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부진한 원인은 웹게임 홍수, 천편일률적인 게임성, 과다경쟁, 모바일 게임의 급성장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게임 중 클라이언트 게임은 아직 국내 개발력에 못 미치지만 웹게임은 한수 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중국 업체들은 틈새 전략으로 웹게임 시장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전략이 허공에 헛발질한 꼴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0년부터 웹게임 시장은 하향세였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뜨는 시기였다”며 “웹게임 시장에 집중 한 게 뼈아픈 실책”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어디서 본 듯한 게임들이 계속 나오면서 유저들의 흥미를 떨어뜨렸다”며 “게다가 모바일 게임 여파로 인해 웹게임 시장 규모가 줄었다”고 밝혔다.

웹게임은 한때 차세대 인기장르로 각광받았다. 지난 2008년 CJE&M(부문대표 조영기)의 ‘칠용전설’이 국내 웹게임 시장의 부흥을 이끌 때만 해도 웹게임은 상당기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로딩 시간이 클라이언트 기반 게임보다 빠른 데다 저사양에서도 운영돼 게임성만 높인다면 클라이언트 기반 게임을 넘어설 것이란 판단이었다.

웹게임이 국내 시장에 안착하자 중국 게임업체들 역시 국내 웹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중국업체들은 웹게임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충분히 승산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지난 201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시장에 문을 두드린 업체는 7개 업체 가량된다. 보기 드문 중국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었다. 쿤룬코리아와 더나인, 텐센트코리아, 게임웨이브코리아, 엔유웨이브, 와이제이네트워크, 이엔피게임즈 등이 다수의 게임을 출시했다.

텐센트코리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들이 한해 동안 5~10개 작품을 내놓겠다는 공언을 하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은 웹게임 시장을 과다경쟁체체로 변경시키는데 이르렀다. 웹게임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한정된 유저풀을 대상으로 피 말리는 경쟁이 시작됐다. 또 국내 웹게임 퍼블리셔들이 중국 게임을 들여오면서 웹게임 시장은 중국산 웹게임으로 대홍수 시대를 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다른 중국업체와의 경쟁, 국내 업체와의 경쟁으로 인해 나눠가질 파이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비슷한 게임들이 쏟아진 것도 중국 게임회사들이 부진했던 이유다. 2011년 말 경 웹게임 시장은 삼국지 배경의 전략 시뮬레이션들로 가득 찼다. 또 지난해에는 RPG류 게임들이 수시로 나왔다. 비슷한 게임들의 물량공세로 유저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 중국 특유의 색감과 배경음악, 시스템들이 국내 유저들의 정서와 맞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클라이언트 게임에 비해 수명이 짧고 진입장벽 역시 높은 점도 웹게임의 부진의 원인이다.

작년 ‘리그오브레전드’ ‘디아블로3’ ‘블레이드&소울’ 등 대작들의 등장도 중국 웹게임이 맥을 못출 수 밖에 없는 원인으로 파악된다. 이들 작품은 지난해 온라인게임 신작들을 모두 무덤 속으로 보내버릴 정도로 파급력을 발휘했다.
모바일 게임의 급성장도 중국 웹게임 부진을 부채질했다. 모바일 게임은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 웹게임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모바일 게임은 웹게임에서 느낄 수 없었던 참신함까지 더해졌다.

결국 국내 진출을 시도한 중국 게임회사들이 부진한 이유는 국내 유저들의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장을 오판한데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게임스 김성현 기자 ksh88@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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