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게임 부진·모바일 장벽 등 ‘사면초가’

비슷한 작품들 쏟아져 유저 등돌려…현지화ㆍ마케팅도 외면 ‘화 자초’

한때 국내 웹게임시장을 완전 장악했던 중국 게임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게임환경이 급변하면서 웹게임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졌을 뿐만 아니라 비슷비슷한 웹게임이 쏟아져 나오면서 유저들도 관심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중국 게임업체들은 유망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거나 중국에서 들여와 서비스하고 있으나 성과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 게임업체들이 국내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와 한국형 마케팅을 도입하는 등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높은 인기를 끌었던 중국산 웹게임이 점차 시들해져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고수익을 냈던 중국 게임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원인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물량공세, 작품성, 콘텐츠 부족 등을 꼽으며 이들 업체가 자초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지난 2011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웹게임 퍼블리싱 사업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지름길로 통했다. 국내 웹게임 개발사들도 여럿 있었지만 개발기간이 오래 걸려 같은 기간에 클라이언트를 개발하겠다는 인식이 많았다. 따라서 주로 직장에서 간간히 웹게임을 즐기는 30-40대를 겨냥한 중국 웹게임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다수의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달에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10여개가 출시되는 등 홍수를 이뤘던 중국산 작품들이 점차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작품성과 콘텐츠 부족 뿐만 아니라 모바일 여파가 퍼지면서 유저들이 떠난 탓이다.
 
# 웹게임 인기 시들

그동안 국내에 진출한 중국 게임업체들은 엔유웨이브와 텐센트코리아, 쿤룬코리아, 더나인코리아, 와이제이네트워크코리아 등 1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국내 매출 부진과 함께 중국 본사의 소극적인 진원 등으로 재정난을 겪으면서 작품 출시가 크게 줄고 있는 추세다.

중국 업체 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쿤룬코리아(대표 주아휘)는 지난 2011년 ‘K3온라인’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은 국내 30만명, 전 세계 1억명 회원을 확보해 웹게임 붐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차기작 ‘K3온라인2’도 작년 10월에 출시 5일 만에 신규 가입자수 7만명을 돌파하면서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작년에 비해 올해 웹게임 출시가 드물 뿐더러 큰 반응을 얻지 못했으며 기존 게임 유저들도 감소하는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 또 모회사인 쿤룬이 차스닥 상장을 준비하면서 작품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제이네트워크코리아(대표 린린)도 대대적인 인원감축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작년부터 ‘신비온라인’ ‘유천기’ ‘선계온라인’ 등 지속적인 출시로 활발한 활동을 보였지만 뚜렷한 흥행작이 없는 실정이다.

 엔유웨이브나 텐센트코리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엔유웨이브(대표 옥홍)의 경우 작년 말 ‘선기온라인’을 처음 선보였다. 이 회사는 허경영과 레이싱 모델들을 앞세운 프로모션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반짝 흥행에 그쳤다. 엔유웨이브는 엔유TV 등 독자적인 콘텐츠로 ‘선기온라인’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신규유저 유입이 많지 않은 상태다.

또 이 회사는 지난 3월 ‘갓온라인’을 출시, 삼국지가 아닌 팬터지 세계관을 내세웠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텐센트코리아(대표 찰스에스티레저시를)는 지난 2011년 설립돼 ‘웹춘추’를 출시, 작년 ‘웹초한지’를 내놓은 후 올해까지 아무런 신작 소식이 없는 상태다.

 또 더나인코리아(대표 박순우)는 지난 2011년 출범 후 다수의 라인업을 공개하며 활기찬 행보를 보였지만 먼저 선보인 ‘던전크래프트’ ‘Z9온라인’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작년 하반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기대작이었던 ‘플래닛사이드2’와 ‘파이어폴온라인’ 출시가 늦어지는 등 올해 라인업이 불투명한 상태다.

# 싸구려 이미지 타파가 과제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흥행 기준이 다 다르겠지만 웹게임이 점차 외면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웹게임 대부분은 중국산이고 중국 웹게임은 운영을 잘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웹게임 뿐 아니라 MMORPG 쪽에서도 중국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션코리아는 작년 9월 ‘무신천하’를 국내에 론칭했지만 흥행에 실패, 임원을 교체하는 등 홍역을 앓았다. 특히 예전과 달리 온라인 신작이 나와도 유저 반응이 저조한 것이 문제로 드러났다. 중국산 웹게임은 비슷비슷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같은 편견을 탈피하려 최근에는 높은 수준의 웹게임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지만 반짝 흥행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MMORPG도 웹게임 처럼 간편이동, 자동사냥 등을 많이 채용하면서 품질면에서 국산 RPG가 월등히 앞선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중국 게임업체들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우선 국내 게임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흘러가는 만큼 중국 모바일 작품을 들여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 웹게임의 강점이었던 간편함이 스마트폰 게임 등장으로 유저층이 많이 이동한 탓이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쿤룬코리아로 올해 초 ‘암드히어로즈’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 지난달 1월말 티스토어 1위와 더불어 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웹게임 ‘용장’의 스마트폰 버전인 ‘용장삼국’을 티스토어에 출시한 데 이어 중국에서 스마트폰 작품을 다수 사들여 올 하반기 본격 서비스할 계획이다.

 엔유웨이브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10여개의 웹․모바일 작품 준비 중에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유저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선기온라인’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는 작업에 들어가 높은 퀄리티의 작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또 올해 초 인도개발업체의 스마트폰 게임 ‘애플 쪼개기’를 출시, 관심을 끈 바 있으며 ‘관우TD’ ‘히어로어스’ 등을 연달아 출시하는 등 열의를 보이고 있다.

# 유저와 함께 할 전략 절실

 이들 외에도 스마트폰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웹게임과 모바일 연동 작품보다 개별 스마트폰 작품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몇몇 연동 작품들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게임의 경우 개발사를 확인하고 작품을 즐기는 유저가 적어 당분간은 중국업체가 호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쪽에서도 한국 모바일 시장을 눈여겨 보며 트렌드에 대처하고 있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국 업체들의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이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웹게임 쪽은 중국이 우세했지만 스마트폰 작품은 기술력이나 기획력 등을 따져볼 때 아직 우리나라 작품을 이기긴 어려울 것”이라며 “웹게임때처럼 반짝 인기를 끌려 한다면 결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외면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특유의 물량 공세가 스마트폰 작품에서도 이어지고 있어 모바일 시장도 웹게임 시장처럼 중국 작품으로 뒤덮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중국업체에 대한 반발감으로 이어져 결국 전체적인 이미지가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업체들이 국내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현지화와 함께 국내 실정에 맞는 마케팅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경우 본사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어 유저들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마케팅과 대화 등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더게임스 김수빈 기자 subinkk@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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