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인 실체라고 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반대 개념으로 존재하는 소프트웨어(software)는 컴퓨터가 활용된 모든 디지털적인 산업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IT산업에 그대로 녹아 있는 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IT산업의 활성화에 따른 선진국형 경제구조를 갖춰감에 따라 그동안 소프트웨어산업들의 기술적인 부분이나 외형적인 형태들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그에 따라, 밀레니엄시대를 열며,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극미세기술(NT), 환경기술(ET), 문화산업(CT),우주항공기술(ST) 등과 같은 6T육성과 함께 각 산업의 융합에 그 변화의 틀을 꿰어 맞춰 왔다. IT를 중심으로 IT BT, IT NT, IT ST, IT CT 등의 융합 기술과 BT NT, BT CT, ST NT 등과 같은 상호결합 기술에 주안점을 두며 소프트웨어 산업은 제2의 도약을 꿈꾸었던 것이다.

 최근에 박근혜대통령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창조경제시대라고 언급하며,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 산업과 산업의 융합, 산업과 문화의 융합 등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는 이 부분에 동의하며, 산업에 상상력과 창의력을 주입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산업의 근간이 되어 온 공학적인 상상력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결합시키는 일이 가장 급선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인문학이란 인간과 사회가 자유롭게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인간의 정신적인 체계성을 부여하는 기본 학문이기 때문에 산업적인 영역에 인문학을 융합시킨다는 것은 산업에 혼(생명력)을 주입시키는 일이다. 이는 현 정부가 주장하는 창조경제와 무관하지 않다. 창조란 신(GOD)이 우주를 처음 만드는 행위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해석할 수 있듯이 말이다. 그러나 철학, 문학, 역사학, 고고학, 언어학, 종교학, 여성학, 미학, 예술, 음악, 신학 등으로 나누어지는 인문학의 광범위한 지식을 활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산업적인 특성에 따라 그 활용도는 폭넓으면서도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 공학적 상상력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융합시키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부가가치가 높은 게임의 탄생을 위하여 게임과 인문의 융합R&D나 스토리텔링 방법론의 필요성을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업계에서 쉽게만 생각하며 입에 올려 온 인문융합의 문제라든가, 스토리텔링의 문제는 이론과 실제에 대한 이해 없이는 쉽게 근접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처럼 광범위한 영역을 가진 인문학과 첨단 종합예술 영역인 게임산업과의 융합에는 창의적인 상상력이 발휘되는 인문학적 R&D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전략적인 차원에서 국가와 게임산업계와 학계 및 연구계가 발 벗고 나서야 할 부분이다.

 지금은 스마트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이다. 인문 융합 산업 육성은 스마트콘텐츠와 클라우드컴퓨팅 분야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스마트시대의 게임산업은 기술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서사의 리얼리티를 향상시킬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디자인의 효율성과 친화성을 스토리텔링으로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창의적 상상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야말로 회사의 명운을 좌우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에 인문을 녹여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방법론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시대를 이겨나가기가 버거워질 수도 있다. 특히, 업계에서 가장 목말라하는 부분이 스토리텔링의 이론과 실제를 습득하는 문제인 만큼, 정부는 창의적인 인문융합인재양성과 새로운 페러다임을 섭렵해야 하는 업계의 사원 재교육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스마트시대에는 한 우물만을 파는 종적(縱的)인 전문가보다는 다양한 지식을 겸비하고 있는 횡적(橫的)인 지식을 쌓고 있는 인문 융합 스토리텔러가 적극 필요하다.

[이재홍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munsar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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