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경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에서는 그 해 게임시장이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데, 올해의 경우 퀄컴과 구글 등 모바일 플랫폼 및 기술전시 등이 예년에 비해 증가되었으며, 콘솔과 온라인게임의 경우 시네마게임과 클라우드게임 등의 분야에 대해 기술개발이나 인력양성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중국의 경우 국내와 같이 게임 부작용 등이 이슈는 되고 있으나, 이를 규제로 해결하기 보다는 적합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쪽으로 정부의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 즉 어린이 및 청소년에 적합하고 재미와 교육적 효과가 있는 콘텐츠 개발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게임시장은 지난 2010년 기준 7조4000억원의 시장규모에도 불구하고 여러 규제와 메이저 온라인게임 개발사까지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하면서 게임산업 전반이 모바일로 이동하는 형태로 변하고 있어 미래가 불안한 실정이다.

사실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위상은 인력양성과 기술개발, 수출지원으로 구성되었던 2000년대 정부의 ‘게임산업진흥’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의 현실을 살펴보면 인력양성과 관련된 게임관련 대학 및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전부 중단되었으며, 기술개발의 경우도 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부분보다는 특정 콘텐츠의 기술개발 쪽으로 방향이 전환되어 실직적인 산업 성장에는 도움이 못 되고 있다. 수출지원의 경우도 모바일게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으나 온라인게임의 경우 규제와 관련된 이슈로 인해 거의 지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국내 게임산업이 예전과 같은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적절한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한데, 최근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앞으로 5년에 대한 ‘게임산업진흥 중장기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 새롭게 준비되고 있는 중장기계획에 따라 국내 게임산업의 미래를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존 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에 대해 명확히 짚어보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내 게임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결국 게임산업진흥이라는 것은 급변하는 게임시장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위해 어떤 부분을 중점 육성할 것이냐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이 중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우수한 인력의 육성이라 생각한다.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전국에 게임관련 대학은 50여개 정도로 2000년대 중반 국내 게임산업이 가장 성장했던 시점의 절반이하로 위축되어 있다. 이는 게임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의미하며, 게임개발사 입장에서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게임개발사들이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 최근 추진된 기술개발 과제들을 살펴보면 여러 콘텐츠산업을 융합하는 기술과 단기적인 성과 중심의 기술 위주로 진행이 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게임개발사에게는 도움이 안 되고 있다.
따라서 보다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게임산업진흥을 통해 다시 한 번 게임산업이 대한민국 콘텐츠산업의 효자종목으로 인정받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강화시켜 게임 강대국들과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이승훈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shlee@kg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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