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들과 함께 동네 PC방을 찾았다. 요즘 공부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도 어느 정도 풀어줄 목적도 있었지만, 게임 업계에 몸담고 있는 만큼 요즘 가장 이슈가 되는 온라인 게임이 궁금한 이유에서이다. 그런데 어째 사장님의 인사가 바뀌어 있었다.

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골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틈틈이 눈인사를 하거나 인사말을 건네며 말문을 텄던 사장님에게 “요즘 어떠세요?”라는 인사말을 건네고 돌아오는 좀 어두운 표정에 말문이 막혔다.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보니 한창 바빠야 할 시간인데도 자리 곳곳이 많이 비어 보였다. 물론 기우에 불과하고, 작은 여파일 수 있겠지만 그동안 PC방의 푹신한 의자에서 헤드셋을 끼고 게임에 몰두하던 게이머들의 모습에서도 상당 부분 변화가 생긴 것일까.

작년을 기점으로 게임 시장의 트렌드는 20인치를 넘어서는 대형 모니터 화면에서 한 손으로도 쥐어지는 5인치 작은 액정 화면 속 월드로 넘어가면서 곳곳에서 이와 같은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것 같다.
너 나 할 것 없이 손가락 터치만으로 간편하게 신문을 구독하고, 음악을 듣고,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힘입어 요즘 게임 업계는 모바일 게임이 가장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소위 메이저로 자리하고 있는 개발사부터 작은 개발업체까지 개발에 뛰어 들고 있다. 이와 같은 스마트기기들의 폭발적인 보급과 통신의 발달이 뒷받침되면서 앞으로도 스마트폰 게임들의 인기는 더욱 상승 곡선을 그려나갈 것 같다.
요즈음 게임의 추세라 할 수 있는 단시간의 재미와 휴대의 간편성, 그리고 메시지 기능이 통합되면서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여러 가지로 게임업계에 있어서는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게임 성장으로 인해 종전까지 온라인게임 개발에 목말라하던 투자 및 개발이 급속도로 위축되거나 축소가 되고 있는 현실 또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시대의 대세를 거스르기는 힘들겠지만 아직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많은 유저들이 있고, 우리가 만든 게임들을 즐겨줄 시장이 있는데도 말이다.

이와 같은 변화의 물결 종전까지 온라인 게임으로 성장해왔던 게임 업체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분명 전략적으로 스마트폰 전용 게임의 개발 및 보급에도 힘써야 함은 분명하지만, 필자는 스마트폰 게임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아직 각광 받고 있는 온라인 게임 개발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된다.

변화의 바람을 거부하고,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허나 지난 1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준 온라인 게임의 개발 기술력을 무시하고 단기성과 위주의 스마트폰 게임 개발에만 집중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앞으로도 국내 우수한 게임 업체들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은 좋은 온라인 게임 개발에도 함께 힘을 내며, 이와 같은 시장의 확대 속에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언근 한빛소프트 커뮤니케이션팀 부장 manyoung@t3.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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