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임산업이 정부규제도 많고, 중국한테 따라잡혀 많이 힘들다는데 앞으로 게임산업 괜찮을까요?” 얼마 전에 있었던 입학식장에서 한 학부형이 필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게임을 공부하고자 하는 자식의 장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진지한 표정을 읽으며 필자는 “걱정하지 마세요. 게임산업은 계속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필자의 대답은 그저 학부형을 안심시키기 위한 임시방편의 대꾸가 아니었다. 게임 산업에 대한 믿음 그대로였다.
어찌되었든 간에 긍정적 인식보다 부정적 인식이 강하게 부각되어 규제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게임 산업이다.

그러던 게임업계에 스마트디바이스의 발전은 조금이라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하였다. 요즘 게임업계는 카카오톡에서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몇몇 게임들로 인하여 넋을 빼앗기고 있다. 그동안 자신들이 쌓아 온 개발아성들은 망각하고, 모바일게임의 노다지 꿈에 흠뻑 빠져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지켜볼 때마다 척박한 땅에서 어렵게 게임산업을 이끌어 온 개발 1세대들의 성공신화들을 생각하게 된다.

지하실에서 두더지처럼 새우잠을 자며,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컴퓨터 몇 대로 게임을 만들던 집념과 열정은 이미 한낱 전설이 되고 말았다. 물론 게임제작 시스템이나 규모가 전혀 달라진 상황에서 옛 기억을 꺼낸다는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하지만,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열정으로 똘똘 뭉쳤던 초심을 기억하자는 의미다. 게임업계가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산업풍토를 쇄신한다면, 지금의 게임의 부정적인 인식이라든가 정부의 과중한 규제라든가 온라인게임의 쇠락의 문제라든가 스마트디바이스의 등장에 따른 게임제작생태의 변화 등은 충분히 초월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올 들어 콘텐츠산업의 집중 육성을 외치는 새 정부가 출범하고, 게임을 비롯한 문화콘텐츠에 탁월한 지식을 겸비한 유진룡 교수가 문화부 장관으로 내정되고, 게임 산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남경필 의원이 한국게임산업협회장으로 추대되는 등 게임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게임업계들은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척박한 문화풍토에 게임산업을 우뚝 세웠던 1세대들의 뚝심과 저력을 기억하며, 게임생태계를 쇄신해 나간다면 제2의 전성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지금 게임업계는 정보통신 기술인 스마트와 클라우드가 만들어나가는 거대한 곡간을 어떤 게임으로 채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 이유는 클라우드 시스템이 안착되는 스마트디바이스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향후의 스마트미디어시대를 생각한다면, 지금의 모바일게임 붐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요즘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는 클라우드 시스템의 활성화는 각종 플랫폼을 통합시키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융합시켜 나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 디바이스는 다양한 영역과 기술과 융합하며 인류의 삶에 깊숙하게 개입하게 된다. 그렇다면 잠시 회오리바람처럼 불어 닥친 모바일 바람에 현혹되기 보다는 그동안 충실하게 쌓아올린 기술력들을 활용하여 또 다른 진화의 방향을 설정하여 융합과 통합의 측면에서 고뇌할 때, 기회는 성큼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게임업계가 스마트클라우드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기업의 경영진들은 글로벌 창조 경영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는 게임의 상품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반드시 스토리텔링의 완성도가 필요하다. 어디 그뿐이겠는가? 스마트디바이스와 각종 플랫폼의 연동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성화시켜 플레이어들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작업 또한 스토리텔링에서 답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스마트클라우드의 기류는 기존 입사 사원들이 지닌 지식과 기술을 하루아침에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파괴력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게임업계의 사원들의 재교육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게 제기되고 있다. 할 일이 많은 때다. 봄의 기운을 받아 재도약의 기지개를 켜보자.

[이재홍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munsar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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