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살 소년에게 편지를 받은 적 있습니다. 거기엔 배심원단 시스템으로 자신이 쓰는 말이 나쁜 말임을 알게 됐고 다시는 그런 말을 쓰지 않겠노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나는 우리가 플레이어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고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프리 린 라이엇게임즈의 행동분석팀장은 작년 11월부터 시행중인 ‘리그오브레전드’의 배심원단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배심원단 시스템과 명예로운 소환사 시스템 등을 도입해 악질적인 플레이어들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배심원단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신고와 빈도에 따라 회부되며 플레이어에 대한 최종 제재 조치를 결정한다. 제재 받은 기록은 데이터로 남아 누구나 이 시스템에 접속해 비매너 플레이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제프리 팀장은 “당신과 함께 플레이하는 친구들이 당신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충고한다면 좀 더 변화하려 노력하지 않겠는가”라며 배심원단 시스템의 강점에 대해 설명했다. 단순히 시스템적인 경고가 아니라 같이 플레이한 유저들의 의견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의미 있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의 효과에 대해 그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경고를 받은 플레이어 중 절반가량이 배심원단에 다시 회부되는 경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사회학에서 사용하는 자가보고 설문 데이터와 유사하며 이를 통해 플레이어 개개인에 대해 다양한 측정과 계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몇 퍼센트 정도의 플레이어들이 이 특정 플레이어와 게임을 한 후 신고를 할 것인가?’ 또는 ‘플레이어 자신과 함께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의 게임 성향에 어느 정도, 어떻게 영향을 받는가’와 같은 부분을 살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나는 만약 ‘LOL’에서 모든 비매너 플레이어들을 근절 시키고 나면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있는가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 적이 있다”며 “그렇지 않다라는 결론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저 유해한 모든 플레이어를 제거하고 차단해버리는 것은 비매너 플레이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봤다.

 그는 “‘LOL’의 게임 환경을 개선하고 건전한 게임문화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그 근본적인 원인, 즉 중립적인 플레이어들이 고의적 비매너 행동에 피해입지 않도록 도발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라이엇게임즈는 배심원단 시스템에 앞서 ‘명예로운 소환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배심원단 시스템이 악의적인 플레이어를 개선시키기 위해 설계됐다면 명예로운 소환사는 착한 플레이어들이 더 긍정적이고 건전한 게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게임에서 진 플레이어가 낙담을 하고 있을 때 팝업창이 뜨면서 동료로부터 친절함, 도와줌, 팀워크, 명예로운 적 평가를 받았다면 부정적인 경험 대신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여운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명예로운 소환사 시스템은 도입된 후 약 88%의 한국 플레이어들이 접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정한 수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면 획득되는 휘장을 통해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으로 칭찬을 할 수 있게끔 유도했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시스템 도입에도 불구하고 ‘LOL’ 내에서 상대방 비하, 욕설 등 비매너 플레이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타 게임들보다 더욱 심한 욕설 플레이로 꾸준히 문제가 제기됐었다. 

 이에 따라 라이엇게임즈는 배심원단, 명예로운 소환사 시스템 외에 지난 1월 10일부터 총 4주간 실시된 ‘매너플레이 권장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지속적인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 캠페인을 계기로 배심원단 판결에 참여하는 플레이어 수가 증가했으며 개인 블로그나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 매너플레이의 중요성에 대한 글이 이전보다 많이 게시되고 있다. 

 제프리 팀장은 “게임 내 불화나 욕설로 인해 특정 플레이어를 제재하더라도 해당 행위로 인한 피해나 부정적인 경험은 남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올해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 더 고민하고 방법을 찾을 예정이며 이미 몇가지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수빈 기자 subinkk@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