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지스타 불참 발언은 가히 충격적이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을 빌어 오면  ‘돌직구’ 발언을 한 셈이 됐다. 그의 이같은 언급에 대해 업계에서는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주지하다시피 지스타는 업계의 행사다.  세계 3대 게임강국을 실현한다는 취지아래 마련된 국제 규모의 게임 전시회다. 2011년 까지만 해도 관 주도로 개최됐지만, 지난해 부터는 민간에 의해 첫 전시회가 열렸다. 

 따라서 엄밀히 얘기하면 지스타는 업계의 자산이자 보고이다. 온라인이란 특정한 공간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를 통해 게임 유저를 접한다는 점에서 보면 대 고객 서비스 측면도 있다.  또 수출 전진기지로서 게임 마켓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스타를 통해 수출 상담이 이뤄지는 건수는 해마다 증가, 지난해에는 4000여건에 10억달러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다. 전시 컨벤션산업의 중추가 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미 게임전시회는 이벤트산업으로 부가가치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는 것에서 머물지 않고 함께 즐기는 문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편성, 지스타를 지원해 주고 있는 데, 지원사업 규모에 비해 성과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다름 아닌 지스타 전시회다.

 그런데, 그런 전시회에 업계 중심 인물인 남궁 대표가 참가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해 버린 것이다.
 
 그의 이같은 언급에 대한 행간을 살펴보면 게임산업을 계속 홀대하지 말라는 간곡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지만 그의 이런 진의는 가려진 채 불참이란 자극적인 단어만 언론에 회자되고 키워졌다.
 
남궁 대표의 발언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치권으로부터 괘씸죄에 걸려드는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고, 새 정부의 발걸음이 우경화로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란 점에서 이로 인한 파장으로 게임계가 더 어렵게 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필자가 게임 산업을 지켜 오면서 늘 안타깝게 생각해 온 것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게 아니라 항상 양화가 악화를 구축해 왔다는 점이다. 

 게임계에는 상식이 통하는 진영과 그렇지 않은 진영이 뚜렷히 존재한다. 그런데 파란만장한 산업이 될 것임을 예고라도 해 주 듯 줄 곧 게임 산업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진영이 시장을 장악해 왔다. 

 큰 형이 낯가림이 심해 나서기 싫어하면 둘째라도 나서야 하는데 아예 근처에도 보이지  않는다. 아니, 거들떠보지 않는다. 자신들은 정보통신 기업이지 게임기업이 아니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모임에도 나오지 않고, 산업을 위해 어떤 역할도 거부한다. 꼭꼭 숨어있을 뿐이다. 그런데 사업은 잘 된다.    

 반면 산업을 위해 앞장 서 매를 맞는 기업군은 하나같이 형편이 어렵다. 서로 돕는데 팔을 걷어붙이지만 삶의 무게가 무겁기만 하다. 그럼에도 집안을 지켜야 한다며 몸부림치고 있다. 산업계에서 자그마한 일이 터져도 솥뚜껑 보고 놀라듯 가슴을 조아리는 게 그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상식이 통하는 기업군에 속한다.

 그러다 보니 세상의 눈에는 상식이 통하는 기업보다 그렇지 않는 기업들의 모습이 투영되고 , 그들의 정서가 마치 게임계의 모든 것인 양 왜곡, 포장돼 버렸다. 그래서 제도권에서는 게임계를 한마디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이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운다. 그래서 상식보다는 법을, 대화보다는 강압적인 분위기를 먼저 연출한다. 이를테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집단이 아니냐는 식이다.  

  결국 게임계에 대한 왜곡된 시각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몇몇 몰상식한 기업들 때문인데, 이들로 인해 모든 기업들이 그들의 덤터기를 쓰고 있고, 자업자득이란 이름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남궁 대표가 있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업계에선 상식이 통하는 기업군에 속해 있다. 그렇다면 그의 발언의 전후좌우를 살펴봐야 한다고 본다. 그가 어디 자신의 일은 제쳐두고 콩놔라 팥놔라할 사람이던가. 

 그의 발언 수위가 그 정도라면 정치권이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고 되돌아서 살펴볼 일이다. 아무리 상식적이지 않은 집단이라도 정치권이 너무 감정만 앞세운 채 비이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게 아닌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1인 시위도 막 말로 시장을 주도하는, 이른바 잘 나가는 기업이 해야 하고, 문제 제기도 그쪽에서 먼저 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럼에도 이번 역시 그들은 약속이나 하듯 입을 꼭 다물고 대신 상식이 통하는 기업 쪽에서 했다.  

 게임계가 상식이 통하는 기업들의 집단이었으면 한다. 또 그런 기업이 잘되는 풍토가 만들어졌음 한다. 그래야 게임계에 비춰진 이기적이며 몰상식하고 편협한 집단이라는 왜곡된 사회의 시각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남궁 대표의 이번 발언이 산업계에 여러 시사점을 안겨주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문제의 전단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모인 더게임스 편집국장 / 건국대 겸임교수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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