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모바일…해답을 찾다

콘솔 내리막 현상 뚜렷…온라인 시장 경쟁 갈수록 ‘치열’

세계 게임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의 등장으로 서서히 몰락해 가던 콘솔게임의 퇴조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게임의 약진이 놀랍다.

특히 ‘E3’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 이른다 3대 게임쇼의 핫 이슈도 단연 모바일이다. 물론 아직도 온라인게임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머지 않아 세계 게임시장의 주도권이 모바일로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분위가 팽배하다.
지난 20일 막을 올린 ‘도쿄게임쇼’를 계기로 세계 3대 게임쇼를 통해 급변해가고 있는 세계 게임시장의 흐름을 알아본다.
세계 3대 게임쇼로 일컬어지는 E3, 게임스컴, 도쿄게임쇼는 신작과 새로운 하드웨어를 선보이며 전세계 게임인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 해 게임 시장의 트렌드를 조명하고 미래의 게임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한 지표인 셈이다.

올해는 전반적으로 콘솔 게임이 주춤한 사이 모바일 게임이 주류로 부상한 것이 눈에 띈다. 또 온라인 게임에 대한 북미·유럽 유저들의 관심이 높아져 국내 온라인 게임 위상이 상승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중저가 게임으로 전방위적 시장 공략에 나선 중국 게임회사는 국내 온라인 게임회사의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또 콘솔 업체들이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등 정책 변화가 국내 게임업계의 잠재적인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 너도나도 ‘모바일’ 아우성

올해 3대 게임쇼의 화두는 단연 모바일 게임이다. 이들 행사는 매년 열리는 동안 콘솔 위주의 행사로 꾸며져 왔다. 그러나 올해는 대형 콘솔 업체들의 불참이 이어지는 등 주춤거리는 양상이었다. 대신 그 자리를 모바일 게임회사와 온라인 게임 회사들이 빈자리를 메웠다.
특히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은 스마트 디바이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덩달아 급속도록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또 해외에서 징가의 ‘앵그리버드’가 전세계적으로 빅히트를 치면서 모바일 게임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뒤엎었다. 수익모델로서 새로운 시장을 선보였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JCE의 ‘룰더스카이’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됐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스마트 디바이스 성능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고퀄리티의 게임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한 플레이의 작품에서 소셜요소가 첨가되고 MMORPG나 스포츠 등 장르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실시간 네트워크 기능까지 갖춰지고 있다.

그동안 3대 게임쇼에서 콘솔의 위치는 막강했다. 올해도 3대 게임쇼에서 콘솔 작품들이 다수 공개됐다. 그러나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대형 콘솔 업체들이 E3를 비롯해 게임쇼마다 불참을 선언한데다 눈에 띄는 신작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최근 침체기에 빠진 콘솔 시장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반대로 위메이드와 그리, 게임로프트 등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B2C 부스를 마련하고 관람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이들이 행사의 주역으로 떠오르게 됐다. 게다가 콘솔 업체들도 모바일 게임을 공개해 모바일 게임이 올해의 트렌드임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지난  E3에서는 캡콤과 디즈니 등 콘솔 업체들도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 콘솔 업계에서도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달 중순 독일 쾰른메쎄에서 열린 게임스컴에서도 모바일 게임수가 크게 증가해 모바일 게임이 세계 시장의 트렌드임을 입증했다. 당시 처음 참가한 업체 중 70% 이상이 모바일 게임을 선보였다. 게다가 일본 모바일 게임업체 그리는 B2C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들의 손과 귀를 즐겁게 했으며 콘솔 게임업체 소니는 모바일 강화책을 발표했다. 소니는 행사 개막 전날인 지난달 14일 ‘플레이스테이션모바일’ 서비스를 연내 서비스 시작을 공개했다.

이번 도쿄게임쇼에서도 신작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이 상당했다. 스퀘어에닉스를 비롯해 캡콤, 코나미, 레벨5, 코에이테크모, 세가 등등 세계 유명 게임 개발사들이 신작 모바일 게임을 도쿄게임쇼를 통해 공개했다. 여기에 위메이드가 도쿄게임쇼에 첫 참가해 6개의 신작을 발표하고 NHN라인과의 협업 계획을 공개했다.

# 한국 게임 위상 높아져

‘누적 판매량 200만장 돌파, 판매 첫주 유럽 10개 지역에서 전체게임순위 1위 차지’
엔씨소프트의 화제작 ‘길드워2’가 북미·유럽에 론칭한 이후 얻은 기록이다. 이 작품은 게임스컴 폐막 이후 북미·유럽 시장에 공개된지 2주만에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길드워2'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11일 간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음해도 불구하고 판매 재개 3일 만에 200만을 돌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는 콘솔이 강세였던 북미·유럽 시장에서 얻은 엔씨의 쾌거다. 이같은 분위기는 게임스컴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는 게 현지를 다녀온 게임업계 관계자 얘기다.

넥슨 역시 지난해에 이어 이번 게임스컴에서 부스를 마련하고 관람객을 맞았다. 이 회사는 해상 전투 MMORPG ‘네이비필드2’와 총싸움 게임 ‘쉐도우컴퍼니’ 2개의 게임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국내 게임회사들이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게임스컴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한 한국공동관이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운 것도 한국 게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게임스컴 한국공동관에는 국내 중소 게임업체 22개사가 참가해 사흘간 집중적인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결국 국내외 업체 간 277건의 상담이 이뤄졌으며, 상담 금액은 약 7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진흥원 측은 밝혔다. 이는 상담 금액 기준 전년도 한국공동관 운영실적 대비 약 50% 가까이 증가한 결과다.
진흥원 관계자는 “한국공동관에 업체의 개별 상담 공간 뿐 아니라 일반 참가사도 활용 가능한 코리아 라운지를 설치했다”며 “국내외 업체 방문객들로 연일 성황을 이뤘다”고 밝혔다.
게임스컴 주최 측인 쾰른메쎄와 독일 게임소프트웨어협회는 올해 한국을 파트너 컨트리로 초청해 한국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한국공동관에 참가한 국내 업체들은 현장 수출 상담을 통해 세계 게임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 게임들이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위한 인프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다 지난 10여년 동안 갈고 닦은 노하우로 게임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길드워2’의 경우 독특한 게임플레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엔씨 관계자는 “일명 ‘다이나믹 이벤트’로 불리는 퀘스트 시스템이 비디오 게임에 익숙한 북미·유럽 유저들의 코드에 제대로 통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작품에 대규모 PvP ‘월드VS월드’를 새롭게 도입해 다른 작품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화끈한 집단전투를 가능하게 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중국 게임업체들 급부상

중국업체들이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면서 각종 게임쇼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 B2C관을 통한 적극적인 마케팅보다 비즈니스 위주의 참여를 하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열린 게임스컴에서도 텐센트, 자이언트 등 13개 중국 업체가 B2B관에 부스를 설치하며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저가 게임 시장은 이미 중국 게임업체들의 영역 확대가 이뤄져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중국 게임의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

콘솔 업체들도 모바일 게임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콘솔업체들은 최근 콘솔에 온라인 기능을 넣거나 콘솔을 온라인 버전으로 컨버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게임 개발에 외주를 맡기던 방식에서 직접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EA는 ‘피파온라인2’의 경우 네오위즈게임즈에서 개발하도록 했으나 ‘피파온라인3’의 경우 자체 개발하며 온라인 게임 개발 기술을 성장시키고 있다.

[더게임스 김성현 기자 ksh88@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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