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초대해 놓고 호스트(주인)이 없다?

오는 11월 열리는 국제 게임전시회인 지스타의 잔치 형국이 주인없이 열리는 행사, 바로 그 모양새가 됐다.

이미 세계적인 게임업체로 발돋움한 엔씨소프트가 불참키로 했고, CJE&M도 불참 결정을 조직위에 통보했다. 그뿐 만 아니라 엠게임 한빛소프트 YD온라인 웹젠 등 이름만 대도 세계 게임인들이 아는 업체들이 줄줄이  불참을 결정했다.

답답한 노릇이다. 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도 아닌데, 이처럼 국내 게임업체들이 등을 돌린 결정적인 이유는 뭘까. 1차적으로 개별업체의 책임이 아니냐고 하기엔 사안의 경중이 너무 무겁다 할 것이다.  

주최측은 좀 더 설득하고 독려했어야  옳았다. 더군다나 전시회 민간이관 이후 처음 열리는 국제 행사가 아니던가. 업체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형편을 맞춰서라도 끌어 들여야 했다. 그런데 그냥 뒷짐만 쥐고 있었던 꼴이 됐다. 빛바랜 옷처럼 모양새가 형편없이 구겨지게 된 것이다.

이젠 앞날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는 점이다. 호스트가 없는데 손님들이 내왕을 할 것이며, 관심도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내년은 어떻게 치를 것이냐는 점도 큰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독일 퀄른 메세에서 열린 유럽 최대 게임박람회  게임스컴은 말그대로 입추의 여지없다고 할만큼 성황을 이뤘다. 부산 지스타와 단순비교하기에는 그렇지만 기라성같은 게임업체들이 총망라해 참가했고 국내 빅메이저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참가해 주목을 끌었다.  

이같은 열광적인 반향은 주최측 혼자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전시회를 개최하는 지자체 관계자 그리고 정부의 뜨거운 지원으로  일궈냈다. 특히 주최사인 퀄른 메세와 시측은 한국의 콘텐츠진흥원을 대회 파트너사로 정하고 온라인쪽에 힘을 북 돋았고, 정부는 게임 전시회가 경직되지 않도록 정책을 순화시키는 작업을 막후에서 지원했다.  지금 이 전시회는 불과 11년 사이에 세계 3대 게임전시회 가운데 하나가 됐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지스타는 지난 2005년 세계 3대 게임쇼 진입을  목표로 시작했다. 그리고 해마다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켜 왔다. 지난 부산 전시회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 전시회가 올해 때아닌 찬바람을 맞고 있다. 조직위인 협회가 원칙만 주장하지 말고 불참을 결정한 업체들을 상대로 다시 문을 두드리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힘이 부족하다면 지자체와 정부의 힘을 빌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손님을 초대해 놓고 그 행사의 호스트가 자리를 지키지 않는다면  그건 크나큰 결례이기 때문이다. 더우기 협회가 하는 일이 늘 그모양이라고 한다면, 전시회 주최측을 또 다시 원위치로 돌려 놓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소리가 나올 것 같아 하는 말이다. 
   
[더게임스 김성현 기자 ksh88@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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