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더위가 한창인 경남 거창에서 ‘2012 기능성게임 개발 캠프’가 2박 3일 동안 열렸다. 기능성게임이란 특정한 목적 달성을 위해 재미성과 교육성을 적당하게 융합시킨 착하고 좋은 게임을 일컫는다. 
지난 2004년부터 청소년과학캠프를 개최해 오던 대성그룹이 게임의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여 2009년부터 기능성게임을 개발하는 캠프로 전환한지 4년째다. 캠프에 참여하는 대상은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이며, 비용은 대성해강과학문화재단에서 전액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 혁명의 정점에 서 있는 게임을 매개로 어린이들이 신재생에너지를 공부하고, 건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남북분단의 역사를 되짚어 이해하는 그동안의 캠프에 이어, 금번에는 목적성과 교육성이 뚜렷한 청소년의 안전 문제가 주제로 설정되었다. 재난, 그리고 안전사고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토론하고 기획하여, 어린이들이 직접 기능성 게임을 제작해 보는 것이 캠프의 목표다. 

어디로 튈지 모를 정도로 혈기 왕성한 어린아이들을 체험시키고, 토론하고, 먹이고, 재우는 일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이 캠프가 요즘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꾀어 비싼 참가비까지 받아가며 개최하는 상업적인 캠프가 아니다. 게다가 게임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게임업체에서 개최하는 캠프도 아니다. 게임과는 꽤 거리가 먼, 그것도 에너지 관련 산업이 주 업종인 대성그룹에서 기능성 게임 개발 캠프를 한다는 것이 생뚱맞아 보이기까지 하였다. 
필자가 한 기업의 연례행사에 불과한 것을 굳이 컬럼으로 끌어들여 언급하는 이유는 캠프가 겉치레로 치러지는 생색내기 행사가 아니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기업의 순수한 정신과 행위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산업을 연구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학자의 양심으로, 이와 같은 착한 캠프를 적극 칭찬하고 응원하고자 한다. 어쩌면, 게임업계에서 이런 캠프를 하였다면, 필자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시큰둥하게 바라만 보았을지 모른다. 

올해 초부터, 게임산업분야는 정부의 이중 삼중 규제정책으로 인하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에 따라 대중들은 정부를 질타하기도 하고, 게임 업계들을 질타하기도 하였다. 그런 질타 중에는 게임 업계들이 열심히 돈 벌기에 치중하였을 뿐, 사회를 위해 착한 일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물론, 넉넉한 기업들은 나름대로 사회 환원이라는 차원에서 적지 않게 좋은 일을 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지만, 좋은 일을 하는 진정성에 있어서 기능성 게임 캠프는 빛나보였으며, 여타 공익 행사와도 비교되어 보였다. 
참가한 어린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필자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미디어 문화를 너무 빠르게 읽고 이해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소년들이 플레이하면 안 된다고 등급을 부여한 게임들마저도 아이들은 대부분 섭렵하고 있었다. 마치 유행가를 부르지 말고 동요만 부르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유행가를 멋들어지게 불러대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금번에 필자가 캠프를 통해서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제 기능성게임, G-러닝과 같은 착한 게임과 순기능이 강화된 상용 게임들이 좋은 게임으로 정착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청소년들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게임을 규제하기 보다는 게임의 지식에 대한 사전교육을 통하여 착하고 좋은 게임을 선택할 수 있는 혜안을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캠프가 끝난 후, 게임을 접하는 아이들의 정서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많은 게임개발사들이 솔선수범하여 착하고 좋은 게임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

[이재홍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 munsar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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