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가 개발을 추진 중인 ‘피파 3’ IP(판권)가 결국 업계 소문대로 넥슨에 돌아갔다.
넥슨은 그동안 이에 대한 멘트를 요청할 때마다 사실과 다르다거나 노코멘트로 일관하다가 지난 1일 비로소 자신들이 공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저간의 사정이 그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만, 넥슨의 그동안의 행태를 지켜본 기자로서는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게 사실이다.

넥슨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 게임업체다. 그러나 기업 정신을 놓고 볼 때 과연 게임업계의 톱인지를 넥슨은 곱씹어 봐야 한다. 기업인수합병(M&A)은 사업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백번 천번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 이후 피인수 기업들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었고 자리매김 했느냐는 점이다. 제대로 제 궤도를 보이고 있는 기업이 손으로 꼽을 정도다.
기업의 정직성은 더 큰 문제다. 지난해 11월 ‘메이플스토리’ 해킹 사태와 이의 처리를 놓고만 볼 때 넥슨이 정말 큰 기업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박했고 치졸했다. 무려 일주일이 지난 후 해킹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기자회견 이후 대 사회를 겨냥한 후속조치란 게 전무하다.

게임 IP 확보를 위한 수주전은 시장경쟁체제 속 기업에는 사활이 걸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실이 아닌 걸 사실인 것 처럼 얘기하고, 상대기업을 끌어내리며 물타기 하는 수법으로 시선을 흐리게 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아무리 시장경쟁체제라 하더라도 이건 너무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누가 먼저라 할 수 없지만 넥슨은 게임하이 인수를 놓고 연막전을 펴며 막판 뒤집기를 한 전력이 있다. 이때도 동종업자 간 선린 관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업계는 땅을 쳤다.
넥슨은 이제 일거수 일투족이 게임업계의 족적이 되게 됐다. 싫어도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리딩기업의 숙명이다. 

문제는 이같은 좋지 못한 일들을 자주 접하게 될 경우다. 시장 반응은 어떨까. 게임업계 모두가 넥슨과 똑같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심어주지 않겠나. 시장을 위해 몸부림친 것이었으나 결국에는 그게 자충수로 돌아오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더게임스 김성현 기자 ksh88@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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