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계가 내수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록버스터급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되물어 볼 수 있겠지만, 정확한 표현은 소수의 블록버스터급 작품들이 시장을 독식하면서 경쟁 작품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소수의 작품들이 엄청난 식탐을 보이더라도 게임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면 별 문제가 없겠으나, 규모가 정체내지는 축소되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2010년 이후 정곡점을 맞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반면 모바일 게임수요는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게임빌 컴투스 등 주요 모바일게임업체들의 몸값은 상종가다.

  그렇다고 온라인게임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밀려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할 수  없다. 상대적 어려움, 이른바 착시 효과에 의한 곤경일 뿐이기 때문이다. 예전 100의 수익을 거뒀다면 여전히 100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 정도의 실적은 거두고 있다. 예컨대 내수를 대신하고 있는 수출시장이 아직은 버텨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올드보이라고 일컫는 작품들이 유저들의 꾸준한 사랑으로,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굳이 올드보이 작품이라고 할 수도 없다. 온라인 게임의 역사가 일천하고, 워낙 작품 흐름과 추이가 빠르다 보니 올드보이 작품이라고 불리울 뿐이다. 

  실제로 ‘리니지’ 시리즈,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스페셜포스’ ‘서든어택’ ‘스타크래프트’ 등 인기 게임 순위에 드는 작품 상당수는 발표된 지 4~5년 이상 된 올드보이들이다. 일부 작품은 시리즈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이 가운데 ‘리니지’ ‘스타크래프트’ 등은 지금도 후속작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본다면 작품성과 함께 열혈 마니아층이 두텁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를 부정적으로 분석하면 이를 능가하는 작품을 못 만들고 있거나, 아예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즉 적정한 시기에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했는데,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뉴 페이스들이 등장해 시장을 주도하면 산업의 수명이 지연되거나 늘어난다고 할 수 있을까. 재미있는 사실은 그 또한 아니라고 할 수 없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게임의 역사를 언급하는 사람들은 대략 50여년의 기록사를 언급한다. 비디오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 PC 온라인 게임을 망라한 것이다. 지금은 모바일 게임 시대라 불리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의 종지부라는 게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비디오게임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아케이드 게임이 톱니바퀴처럼 같이 물려 나가고 있다. 

  진짜 올드보이라고 불리는 PC게임도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살아 숨 쉬고 있고, 온라인게임과 모바일 게임은 지금 혼전중이다.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지만 결국 플랫폼의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올드보이 작품들이 제몫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유저 사랑에 대한 도리라고 할 수 없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것이야 말로, 유저들에게 표현하는 가장 큰 애정의 표시이자 성실한 봉사이다. 그런데도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뭔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해야 할 것이다.

 올드보이 작품들이 선전하는 동안 또 다른 작품 개발을 위해 자금을 모아두지 않고, 곶감 빼먹듯 써버렸다면 그것은 직무유기이자 배임 행위이다.  그로인해 결국 시장을 위축시키고 게임산업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 됐다면, 당사자는 그에 따른 역사적 책임을 면키 어렵다 할 것이다.

  올드보이, 그의 경륜과 능숙함에 빠져 손을 놓고 있어선 곤란하다. 그가 버텨 줄 때 세대교체를 시도해야 하고, 그가 이끌어 줄 때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장된 산업의 수명까지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 겪고 있는 내수 부진의 요인이 올드보이 작품 유저들이 펼치는 무언의 반란으로 해석한다면 너무 앞선, 아니면 생뚱맞은 분석일까. 

  뉴 페이스 작품들이 너무 가뭄의 콩나듯 해서 하는 말이 아니겠는가. 

[더게임스 모인 국장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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