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층을 겨냥한 쉽고 스피드한 작품”

‘에볼루션 제로’ 론칭 앞두고 비지땀…SF장르 특성 살려 틈새 공략

 느린 레벨업과 지겨운 퀘스트로 기존의 MMORPG에 식상했던 유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하나 생겼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 PVP에 초점을 맞추고 빠른 레벨업과 화끈한 전투를 구현하는 ‘에볼루션제로’가 곧 시장에 선을 보이는 것이다.
 이 작품을 총괄하고 있는 김주인 아이케이게임즈 PD는 30대 개발자로서 나이는 젊지만 10여년 넘게 쌓인 MMORPG 개발 노하우를 ‘에볼루션 제로’에 쏟아 부어 자신의 대표작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블록버스터급 MMO처럼 모든 것을 잘 만들수는 없다고 봅니다. 우리는 유저들이 원하고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국가전과 PVP에만 집중했습니다.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이지요.”
 최근 강남으로 옮긴 신사옥에서 김주인 PD와 클로버스튜디오 개발자들은 곧 다가올 ‘에볼루선 제로’의 FGT와 CBT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들이 준비하는 작품은 바로 20대부터 30~40대 모두가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SF MMORPG다.
 특히 그는 ‘에볼루션 제로’의 매력으로 전투를 강조했다. 김 PD는 “레벨업도 전투와 PK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며 “물론 퀘스트도 있지만 우리 게임은 일명 ‘쌈박질’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전투의 매력은 국가전에서 절정에 달한다. 기존 MMO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가전과는 달리 새로운 시스템과 서버 간 매칭 등을 통해 질리지 않는 전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즉 ‘에볼루션 제로’ 에 존재하는 4개의 국가는 성이 아닌 땅을 얻기 위한 전투를 벌이게 되고 최종적으로 최강자에 오르게 된다.

다만 여기서 최강자에 오르게 되면 다른 서버의 최강자와 다시 국가전을 벌여야 한다. 이렇게 강자는 강자끼리, 패자는 패자끼리 국가전을 벌여 약소국이 강국을 만나 게임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김PD는 “게임 속에서 어느 한 사람이 최강자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며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중간에 게임을 포기하는 일 없이 꾸준히 플레이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K부분도 마찬가지다. 유저들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퀘스트가 아닌 PK를 경험하게 되며 레벨업도 PK로 할 수 있다. PK를 통해 경험치를 획득하고 최고레벨까지 도달하는 무한 레벨 시스템을 도입한 것. 레벨별로 PK사냥터와 미션을 제공하고 같은 레벨대의 유저들이 모여 전쟁을 벌이는 분쟁 필드가 있다. 이처럼 ‘에볼루션 제로’의 대표 콘텐츠는 바로 PVP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왜 국내 시장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는 SF장르를 선택했을까. 이에 대해 김PD는 오랜 시장조사를 통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해 그는 “사실 그동안 국내 시장은 중세풍이나 팬터지 MMO가 많이 나왔지 SF는 별로 없었다”며 “SF가 인기 없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작품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PD가 사전 조사한 시장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중세풍 혹은 팬터지 게임이 116개, 무협이 45개 나왔지만 SF는 21개가 전부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는 “유저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한 SF게임이 많이 나온다면 장르는 상관이 없을 것”이라며 “이런 SF게임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잘 만든 게임과 재미있는 게임은 같은 면도 있겠지만 다른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대작 블록버스터와 체급이 다르지만 우리만의 콘텐츠에 집중해 개성적이고 창의력 넘치는 작품을 만들 것입니다.”
 김 PD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블록버스터와의 경쟁에 대해 전혀 우려하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대작들 사이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에볼루션 제로’는 30~40대들이 주 타깃이고 20대는 서브타깃으로 놓고 개발 중에 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으로 다른 작품들보다 더욱 하드코어하고 잔인한 장면이 많다. 이 때문에 그는 “아무래도 남성들의 게임이다 보니 여성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30~40대 유저들이 가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열정이 젊은 층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 노력하는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그는 30~40대 직장인들이 쉽게 즐기면서 질리지 않도록 배려했다.
 작품의 주 타깃층이 30대인 것처럼 김 PD도 오랫동안 게임을 즐겨왔던 유저이자 30대 개발자다. 10년 전에는 ‘데카론’을 개발했고 여러 개발사를 거쳐 능력 있는 PD로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김PD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30년 뒤 60살이 된 후에도 여전히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게임산업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나중에는 더 좋은 기술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게임 만드는 일이 너무 재밌기 때문에 60대에도 경쟁력 있는 개발자로 남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그는 이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우선 ‘에볼루션 제로’를 성공시켜 대표작으로 남도록 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더게임스 강대인 기자 comdain@thegames.co.kr]
사진 김은진 기자 dreams9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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