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케팅에 게임 디자인 기법을 도입하여 더 좋은 효과를 보려는 노력에서부터 시작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불과 2년 전에 새롭게 태동한 개념이지만, 페이스북, 트위터, 포스퀘어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 게임(Soical Network Game)의 대박 행진으로 그 관심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1년부터 각종 컨퍼런스가 개최되고 있고, 이 주제에 대한 수많은 논문과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심지어는 게이미피케이션 컨설팅 회사들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전문 컨설팅 에이전시인 번치볼(Bunchball)은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650만 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 기사도 있었다.

 

최근 스마트폰 시대로 전환되면서 수용가 급증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앱(어플리케이션)에 게임 디자인 기법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그 필요성과 유용성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IT 분야 리서치 및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는 2015년이 되면 전체 기업의 50% 이상이 그들의 혁신 과정을 게임화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한 가트너는 이 보고서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이용자의 관심도를 높이는 4가지 방법으로 빠른 피드백 주기(Accelerated feedback cycles), 명확한 목표와 게임 플레이 규칙(Clear goals and rules of play), 설득력 있는 이야기 구조(A compelling narrative), 어렵지만 달성 가능한 과제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가트너의 이러한 발표는 IT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그 동안 IT 분야의 전망에 설득력 있는 발표를 내놓고 있는 신뢰있는 기관의 발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게이미피케이션은 왜 그렇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일까?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는 기능면에서 거의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있다.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타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않게 되었다. 즉 새로운 차별화가 필요해진 것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이제 기능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재미를 원하고 있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원하고 있다. 이제 기능은 필수가 된 것이다. 아이폰도 그런 면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도 스마트폰은 있었으며 인터넷 통신도 가능했다. 그러나 애플의 아이폰은 그런 기능에 아름다운 디자인과 재미있으면서도 손쉬운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포장하여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우리에게 신선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실 이러한 개념은 새로운 것은 아니며, 그 동안 다양한 형태로 시도되었던 게임 디자인 기법과 게임의 재미 요소의 활용이라는 것을 새로운 개념으로 묶어낸 것에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포스퀘어(Foursquare)를 들 수 있다. 2009년 대학생 벤처에 의해 등장한 이 서비스는 간단하지만 스마트폰에 적합한 재미있고 효과적인 서비스로 시작하자마다 이용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왜 그랬을까? 포스퀘어는 점수, 레벨, 뱃지, 순위표 등 핵심적인 게임 기법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이다. 이제 중후장대(重厚長大)의 시대가 경박단소(輕薄短小), 그리고 재미가 중심인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의 맥락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재미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재미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전화통화만 되어도 신기해하던 핸드폰이 인터페이스가 어렵다는 이유로, 재미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이유로 구매의 의사결정 단계에서 제외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게이미피케이션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쓰여서는 안되는 분야가 있고, 효과가 거의 없는 분야도 있다. 하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을 잘 이해하고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응용한다면 효과적인 마케팅 뿐 아니라, 사회문제의 개선, 재미있고 효과적인 교육방법의 개선까지 기대해볼 수 있는 새로운 분야이기도 하다.

 

게이미피케이션의 핵심은 재미이다. 그러나 아직 재미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이제 재미의 연구에 투자를 할 때이다.

 

[윤형섭 게임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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