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점이 이쪽저쪽에서 터져 나오는 등 큰 말썽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장통이란 지적도 있으나, 그동안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기업 정서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꼭 그렇게만 볼 수도 없는 일인 것 같다.
 조직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는 기업문화 풍토 때문인지, 대화조차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따라서 실질적 대화 채널을 찾으려면 조직 내부를 한참 들여다봐야 하는데, 그 마저도 여의치가 않다는 게 넥슨에 대한 업계의 관계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예외는 있다. 게임에 관한 일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처리하는 곳 중 하나가 넥슨이다. 외국의 평판은 더 뛰어나다. 게임에 하자가 생겨 문의를 하면 바로 레터가 오는 데가 넥슨이라는 것이다. 넥슨의 김정주 회장 말 대로 게임이 좋아 게임을 만들고, 그리고 게임회사를 만들었다는 게 확실하다.
 그런데,  넥슨은 그 뿐이다. 게임뿐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닌 기업이 넥슨이다. 기업가치가 무려 7~8조원에 달하는, 콘텐츠 기업으론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이지만, 더 이상의 그 무엇이 없다.
 어느날 부터인가 스튜디오도 거의 사라졌다. 오로지 기업인수 합병(M&A)만이 넥슨의 세 확장의 수단으로 쓰였다. 일각에서는 무용담을 만드는 일조차 싫어진 게 분명하다고 넥슨의 이같은 행태를 깎아내렸다.
 산업계에서는 최초로, 그 것도 1천만 유저의 정보가 해커에 의해 몽땅 유출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는데도 넥슨의 첫 반응은 무덤덤함, 바로 그 것이었다. 마지못해 고개를 숙인 건 사건이 발생한 이후 거의 일주일이 지난 후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였다. 과연 거기서 유저들은 넥슨의 진정성을 발견했을까. 그렇다면 다행한 일이다.


  어린 청소년들이 하나 둘씩 사라졌다. 그 중 대구의 한 중학생이  따돌림을 못이기고 끝내 자살을 택했다. 그 학생은 매일같이 게임에 매달려야 하는, 말 그대로 노동을 해야 했다고 한다. 그래야 새 아이템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감당할 수 없었다. 이 친구 저 친구가 때 아닌 노동을 강요해 왔던 탓이다. 그 게임은 넥슨이 만든 유명 상품이다.
  또 다른 학생은 집을 나와 배회했다. 한사코 집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했다. 결손가정의 학생이었다. 그러나 그 학생은 게임엔 지지 않았다. 그래서 매일같이 게임에 매달렸다. 아이템도 얻어야 했고 게임에서 조차 세상에 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학생이 매달린 게임은 넥슨의 유명 상품, 그 것이었다.


 이들 사례를 놓고 보면 넥슨이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지만, 그 중심엔 넥슨의 게임이 있었던 건 분명하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넥슨 게임으로 인한 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되레 그들 학생에게 게임이 위로가 된 게 아니냐는 식으로 반문한다면, 누가 우리 게임을 가지고 그렇게 까지 놀라 했느냐고 되 묻는다면 과연 현실적 인식이 제대로 된 사람인가 하고 물어볼 수 밖에 도리가 없다.
 게임산업계에 지대한 공헌을 해 온 PC방업계가 곤경에 처해 있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들이 옛정을 언급하며 도와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주요 게임업체들이 십시일반의 심정으로 그들을 돕고 있다. 그런데 유독 한 게임업체서만 매정하게 선을 긋고 있다. 넥슨이다. 그들은 원칙대로 하자고만 한다는 것이다. 싫으면 하지 않으면 그만이 아니냐는 식이라는 데,  PC방업계 입장에서 보면 속이 타 들어갈 일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넥슨을 있게 한 공신이 다름 아닌 PC방 업주라면 기가 찰 노릇이 아닐까 싶다.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 대해서는 아주 인색함을 보이는 기업, 산업계에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오로지 그 뿐의 기업 수준이라면, 과연 함께 해야 할 동지 기업인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또 자신의 실수는 그럴 수 있는 것이고, 남의 잘못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덤벼드는, 이같은 이중적 사고의 사회결핍성 친구를 우정이란 이름으로 받아들이고 어깨를 같이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그 물음에 대한 결론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럼에도 같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시정토록 경종을 울리고 바른 길을 가도록 당근보단 채찍을 들어야 맞다는 것이다. 특히 바른 언론이, 게임 저널리즘이 이를 놓치지 말고 지적하고, 바로 돌려놓으려고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보면 변변한 매체가 눈에 띄지 않는다.
 해서 매일같이 그 뿐인 수준의 기업만 양산하고 있는 게 아닌지 자문해 본다. 언론이 그런 게임업체를 만든 것인가, 아니면 원래 그런 게임업체였던가. 그런 게임업체를 만들었다면 철저히 자기반성을 해야 하고, 원래 그런 게임업체였다면 눈길을 주지 말았어야 옳았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그 무엇도 주위에 감동을 안기지 않는 기업은 사회적으로, 역사적으로 보탬이 되지 않는다.  그 기업의 수명은 눈을 감고 봐도 뻔하다. 
  그렇다면 넥슨은 어떤 기업인가.  

 

[더게임스 편집국장 inmo@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