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이어 중견기업 속속…테헤란밸리서 무게 중심 급속 ‘이동’


판교 지역에 게임업체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국내 최대 밀집지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편리한 교통, 유관 업체 간 시너지 등에 힘입어 인기를 더해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전부터 판교 입주를 준비해 왔던 업체들뿐만 아니라 예정에 없던 업체들도 판교지역을 골라 입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따라 이 지역은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NHN 등 메이저를 비롯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 웹젠, 엔트리브소프트 등 중견기업들도 대거 자리하는 등 명실상부한 게임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판교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올해 웹젠을 시작으로 스마일게이트, SG인터넷 등의 업체가 이미 입주를 완료했으며 엔트리브소프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의 업체가 여름 시즌부터 입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강남 테헤란밸리를 중심으로 구로·가산디지털단지, 상암동, 분당·판교 등 4개 지역으로 나눠져 있던 게임업체들의 밀집지역이 분당·판교로 집중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판교는 중견업체들을 중심으로 입주가 한창이며 내년에는 엔씨소프트, NHN, 네오위즈, 넥슨과 같은 메이저 업체들도 대열에 가세한다. 이 때문에 게임업체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판교테크노밸리 일대는 사실상 ‘게임밸리’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관련업체들이 러시하고 있다.

 

# 연구단지의 간판스타로


 경기도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첨단산업연구단지 조성을 목표로 지난 2006년 기공식에 들어간 판교테크노밸리가 건립에 들어가자 IT, 콘텐츠 등 첨단산업 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테크윈, SK씨앤씨 등의 첨단기술 관련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해 안철수연구소, 아이리버 등 관련업체들을 중심으로 약 30개의 컨소시움이 구성돼 부지를 매입하고 건립에 들어갔다.


 판교테크노밸리는 당초 경기도가 IT 등 첨단융합기술의 국가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지식산업 기반조성을 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전체 45만4964㎡에 이르는 판교테크노밸리는 현재 IT, 바이오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약 120개 업체가 입주했으며 오는 2015년까지 약 300개 업체 최소 상주인원 8만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역시 여타 업계와 마찬가지로 판교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였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소비 시장과 거리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경기도가 입주업체들에게 컨설팅, 네트워크 등에 대한 다양한 지원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초로 예정된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모바일게임센터의 입주로 연계성마저 확보하게 된다.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메이저업체를 중심으로 엔씨와 넥슨, NHN·네오위즈 등 3개 컨소시엄이 구성돼 부지를 확보하고 입주를 결정, 게임업계에 지정학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판교에 먼저 입주를 시작한 것은 이들 메이저업체가 아닌 중견업체들이다. 최근 약 4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판교에는 올해 초 웹젠을 시작으로 지난 4월 스마일게이트가 입주했다. 또 오는 7월에는 엔트리브가, 위메이드는 빠르면 8월 입주할 예정으로 굵직굵직한 게임업체들의 판교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웹젠 한 관계자는 “웹젠이 판교에 입주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인근에 게임업체는 없다시피했는데 스마일게이트가 입주할 당시부터 점점 게임업체가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라며 “판교 전체를 보더라도 요즘들어 특히 입주가 활발해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판교시대가 개막되면서 달라진 점은 업체간 물리적 거리가 좁혀진다는 데 있다. 기존에는 강남·서초권과 구로·가산디지털단지, 성남시 분당, 서울 상암동 등 주요 4개 권역을 중심으로 폭넓게 분포했다.

 

그러나 판교의 경우 이곳에 위치한 금토천변을 중심으로 게임업체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서는 특징이 있다. 현재 웹젠과 스마일게이트는 바로 옆에 마주하고 있으며 스마일게이트가 들어선 안철수연구소 건물 바로 옆 블록에 공사중인 엔씨를 기점으로 엔트리브, 위메이드, NHN, 네오위즈, 넥슨 등이 한두 블럭 사이로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내년 초로 예정된 글로벌게임허브센터, 모바일게임센터 등 공공기관이 입주할 경우 이같은 밀집도는 높아진다. 금토천변 일대가 사실상 ‘게임밸리’로 변모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엔트리브 한 관계자는 “판교에 들어서는 업체 대부분이 반경 300m 이내에 위치할 예정이어서 교류가 잦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쯤에는 길거리에서 게임업체 관계자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을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적인 면에서 봤을 때 판교는 주로 기존 4개 권역 중 강남·서초권과 구로·가산디지털단지에 있었던 업체들을 중심으로 입주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은 판교가 가진 이점과 맞닿아 있다.


 기존 강남·서초권의 판교 입주는 주로 교통환경 상의 이점을 배경으로 한다. 판교는 지난해 지하철 신분당선이 개통하면서 서울 강남역에서 불과 약 15분이면 갈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경부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가 둘러싸여있어 승용차를 이용한 이동이 용이하다. 교통에 있어서 기존 강남권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는 것.


 스마일게이트 한 관계자는 “업무차 지하철을 타고 서울을 왔다갔다하는데 큰 불편은 없는 것 같다”며 “사실 강남권에 있었던 업체들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교통?세제지원 혜택 등 유리


  반면 기존 구로·가산디지털단지에 있었던 업체들은 판교 입주를 통한 각종 지원 혜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미 디지털단지를 통해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육성하는 클러스터를 경험해본 이들로서는 각종 지원혜택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 특히 경기도가 IT·콘텐츠 업체들의 판교 입주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어 각종 세제혜택이나 원스톱 민원센터 마련 등의 지원을 하고 있는 점도 이점이 된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구로디지털단지의 경우 각종 업계와 업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면서 초기에 있었던 각종 지원혜택이 사라졌다”며 “중소업체의 경우 지가 상승 등으로 임대료 부담도 높아져 이점이 상당히 줄어들었다”이라고 설명했다.

 

# 계열사 간 연계효과 높아질 듯


 업체들이 판교로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게임업계는 향후 어떤 효과를 낳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판교 게임밸리를 통해 형성되는 높은 밀집도가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는 앞서 언급한 4대 권역을 중심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업체들이 자주 정보를 교환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같은 모습은 판교 게임밸리 형성을 통해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도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들어 게임업계가 경쟁심화와 인수합병의 여파로 산업 초창기에 비해 업체간 왕래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도 대두된바 있다. 이로 인해 공간적 거리가 가까워지는 효과가 기대에 비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된다.
 이에 대해 퍼블리싱 업체 한 관계자는 “강남이나 구로디지털단지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 위치한 업체들이 많았지만 왕래를 전혀 안하는 업체도 많았다”며 “업계 분위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다보니 판교로 모여드는 효과가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수합병의 여파로 같은 계열사 간 유대관계가 판교를 통해 강화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엔씨와 엔트리브다.


 7월로 예정된 엔트리브의 판교 입주는 엔씨를 모회사로 둔 점도 크게 작용됐다. 엔트리브는 현재 공사가 한창인 엔씨 판교 사옥 인근에 입주할 예정이다. 올초 합병 이후 양사는 최근 업무나 사업적인 부분에 있어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에 강남과 가산디지털단지로 떨어져있던 지역적 위치를 가깝게 해 이같은 유대관계를 높인다는 것.


 엔트리브 한 관계자는 “엔씨 입주까지 마무리되면 유대관계는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위치적인 면에서 왕래에 불편한 점도 있었는데 상당부분 해소될 것 같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윤겸 기자 gemi@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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