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5일, 서울 양재동에서는 ‘새로운 게임문화 정책을 제안한다’라는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그 내용 중에는 인터넷 게임의 폐해로 인한 셧다운제를 관철시킨 여성가족부의 근거와는 상반된 자료들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2주가 지난 5월 7일, 여가부에서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의뢰하여 2011년 10월부터 11월까지 실시한 ‘2011 청소년 매체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이용 시간은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으며, 67%의 청소년은 온라인게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하나의 사물도 보는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르게 비치듯, 게임에 대해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름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데이터’이다. 그런데, 과연 그런 공정한 데이터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아니, 어찌 보면 상반된 결과들을 유추해내는 저 데이터들을 보며,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신뢰해야 할 것인가?
매년 다양한 기관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게임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게임 시장의 추세를 데이터 화 하기엔 아직 많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게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정확한 자료는 업계의 자발적인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물론 그렇다고 각 업체들이 솔선수범하여 보안등급 높은 고급 자료를 공유해 줄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그를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무르익어가고 있고, 또 업계 스스로 나서는 공유의 장도 이전보다 점점 체계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얼마 전 한국게임개발자협회에서, 오는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2012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Korea Games Conference 2012, 이하 KGC)를 개최한다고 공지하였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게임 컨퍼런스로서 자리를 매긴 KGC는, 실제 게임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자신의 경험과 정보들을 타인들에 공유해주는 장으로서 올해로 벌써 12년째를 맞게 된다. 강연 내용도 해가 다르게 점점 질을 높여가, 개발자 중심의 경험담뿐 아니라 한결 더 학구적이면서도 새로운 시각의 연구 결과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그 이외에도, 게임업계 스스로 정보를 공유하며 체계적으로 게임 및 게임 산업을 분석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이제, 그렇게 발표된 고급 정보들을 직접 강연에 참가하지 못한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도 좀 더 모색될 시기이다.


게임업계가 한 걸음 다시 크게 내딛기 위해서는, 현 사회에 만연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게임에 대한 보다 공정한 데이터의 수집, 보다 체계적인 연구는 현 게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기 위한 기반 자료가 되어줄 것이다. 그것을 학계의 역할이라, 혹은 소수의 대형 게임 회사만이 짊어져야 할 짐이라 치부해선 안 된다. 큰 회사는 큰 회사대로, 중소 회사는 그 나름대로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게임이 건전한 여가활동의 한 축이라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시키기에는 무척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실제로 부정적인 면은 많이 개선되어야 하며, 어쩌면 그것이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기해선 안 되는 이유는, 게임은 누가 뭐라고 해도 고 부가가치 산업이며, 미래를 이끌어나갈 수출 역군이며, 우리의 자녀들이 훗날 여가를 보다 행복하고 건전하게 즐기게 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주 노리아 대표 rococo@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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