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식 그대로 ‘윈윈’ 전략 펼듯


잠재수요 꿈틀 ‘기대감 고조’…블리자드 무료 이벤트 큰 호응


 서로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3’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에 대한 관심이 유저들 사이에서 뜨겁다. PC방 업계에서도 이 두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사양세를 걷고 있는 PC방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부푼희망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업계에서는 두 작품의 PC방 요금에 대해서도 뜨거운 관심이 일고 있다.


 지난달 같은 시기에 사전테스트를 실시한 ‘블레이드앤소울’과 ‘디아블로3’에 대한 PC방 업계의 기대감은 그 어느때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모처럼 엔씨와 블리자드라는 국내외 게임산업 양대 대표 업체의 신작이 불과 한달 가량의 시차를 두고 선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일 ‘블소’가 3차 CBT에 들어가고 이어 14일 ‘디아3’가 정식발매에 들어가자 유저와 업계의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들 작품 소식에 대해 특히 높은 관심을 갖고 본 것은 PC방 업계다. 최근 극심한 수익률 감소와 금연법 등 규제가 더해지면서 하락세의 길을 걷고 있는 PC방 업계에 이들 작품이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 영업에 큰 도움 기대


‘블소’와 ‘디아3’의 출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PC방 업계다. 최근 유저들 못지않게 두 작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상황이며 PC방 점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나누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이는 최근 PC방을 대상으로 한 ‘블소’ 3차 CBT 참가 모집 당시 분위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엔씨는 지난달 말 전국 1만5000여개 PC방을 대상으로 ‘블소 3차 CBT PC방’ 모집을 진행한 바 있다. 엔씨는 모집 당시 각 PC방의 신청사유를 함께 접수해 8000여개의 PC방 중 선정된 PC방을 이달 초 발표했다. 그런데 PC방 업계의 뜨거운 반응으로 당초 계획한 1000개 PC방에서 중소형 PC방 500개를 추가, 총 1500개의 PC방을 선정했다.


 이같은 소식이 업계에 전해지자 PC방 업계에서는 열기가 과열될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 PC방 점유율 순위 상위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아이온’에 이어 등장한 작품이어서 CBT 대상에 선정된 곳과 그렇지 못한 곳 사이에서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이에 대해 서울 신림동에 PC방을 운영중인 이수현씨는 “워낙 기대작이었기 때문에 CBT PC방으로 선정된 업소 인근 사장들이 손님이 줄까봐 걱정이 컸다”며 “이 때문에 선정방식 등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두 작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동안 PC방 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가속화됐던 PC방 폐업 수는 더욱 증가해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달에 약 300개 가량의 업소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PC방 업계 역시 최근 금연법 제정 등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신규 개업 수는 줄어드는 반면 폐업 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게임에 대한 인식이 하락되면서 심화되는 분위기다.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게임이 사회적 이슈화가 됐던 지난 겨울, 대부분 PC방에서는 최대 성수기임에도 기존보다 손님수가 줄어드는 현상을 겪었다
 이씨는 “최근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욱 나빠지면서 PC방도 매출감소 등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며 “게임업계의 이슈와 악재를 가장 빠르고 눈에 띄게 겪는 업계가 바로 PC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작들이 시장에 선보이면 침체된 분위기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작들이 동시에 출격하면서 PC방 업계는 이들 작품이 어떤 요금제를 들고 나올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엔씨와 블리자드는 국내에 PC방 문화를 견인해온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업체인 탓에 신작들의 PC방 요금이 기존 작품과 달라졌는지 등에 주목했다.


 불리자드는 출시가 임박한 이달 초 ‘디아3’의 PC방 요금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디아3’는 기존 블리자드 게임과 패키지 형태로 묶어 사실상 동일한 요금제를 적용하는 방식이었다. 블리자드는 ‘디아3’를 ‘스타크래프트2’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와 통합상품으로 묶어 400?800?1600?3000시간 상품으로 나눠 시간당 233~203원으로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했다. 또 PC방 손님이 해당 게임에 대한 개인개정이 따로 있을 경우 PC방에서 이를 사용시간으로 차감하지 않는 ‘스타2’의 방식을 ‘디아3’에도 적용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코리아 한 관계자는 “블리자드는 모든 게임들의 효율적인 PC방 요금제를 위해 통합 상품을 통해 하나의 요금제로 서비스 하고 있다”며 “통합 요금제가 PC방에 부담도 줄이고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 ‘디아3’ 2주간 PC방 무료 ‘눈길’


 블리자드는 ‘디아3’를 출시하면서 PC방 업계에 다소 파격적인 이벤트를 선보였다. 출시일인 15일부터 28일까지 총 14일간 모든 블리자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디아3’의 플레이 시간을 차감하지 않는 무료 이벤트를 실시한 것. 특히 유저들의 관심이 높은 출시 직후 2주간 무료 행사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PC방 업계에서는 호응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PC방 업주 커뮤니티인 아이닉스피사모에서 한 업주는 “오픈베타테스트가 없는 대신 정식출시에 무료로 서비스한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반색했다.
 엔씨 역시 ‘블소’에 대해 기존게임과 동일한 방식의 요금제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현재 PC방에 G코인이라는 e머니 시스템을 활용해 접속시간 13초에 1G코인이 적용된다. 또 7만원~99만원까지 요금제를 선택하면 2.86~11%에 이르는 보너스 코인율을 적용한다. 이 코인제를 적용하면 ‘리니지’의 경우 시간당 230원 가량인 것을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한 관계자는 “블소의 경우 아직 요금제 정책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게임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PC방 업계는 전반적으로 ‘디아3’와 ‘블소’와 같은 대작 게임들이 비슷한 시기에 론칭되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 게임이 플레이타임이 긴편인 MORPG와 MMORPG인점임을 감안했을 때 좌석점유율 상승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찬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장은 “이런 대작 게임들은 PC방 손님 유입효과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이들 게임 유저들은 구매력이 높은 성인 고객들이 많아 기대효과 역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편으로 게임업체들이 PC방에 대한 차별화된 콘텐츠나 서비스를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PC방 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시장성이 좋은 몇몇 업소를 제외한 대부분 업소가 고사직전으로 몰리는 등 위기에 직면한 만큼 게임업체들이 동반자 의식을 갖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

 

#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 필요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의 붐을 일으켰던 PC방 업계가 쇠퇴한다면 이는 국내 게임산업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다. 또 10여년이 지나도록 시간당 1000원의 이용요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PC방 업계의 현실을 감안했을 때 게임별로 시간당 200~260원에 이르는 콘텐츠 사용료는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로 인해 게임업체들이 합리적인 PC방 요금정책을 선보인다거나 개인유저와 차별화된 PC방만의 콘텐츠 강화 등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이에 대해 PC방 업주 이씨는 “최근 ‘리그오브레전드’가 PC방 콘텐츠를 차별화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이로 인해 PC방에서는 월 몇십만원 가량의 콘텐츠 이용료 부담이 추가됐다”며 “요금과 콘텐츠 차별화를 적절히 조화된 정책으로 공생관계를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윤겸 기자 gemi@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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