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말하자면 과거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달 30일이면 19대 국회가 출범하게 된다. 모든 국민들은 여러 가지 사건으로 얼룩지면서 말도 많았던 18대국회를 잊고 19대 국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단 19대 국회는 면모를 일신, 이런 기대를 어느 정도 부응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 교체율이 62%(184명)에 달하고 있는데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여성의원의 진출이 늘어나 47명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한 물갈이로 새로운 인물들이 충원됐다고 해서 국회가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18대국회에서 벌어진 모습에 실망이 아주 큰 만큼 새롭게 출발하는 19대국회에 거는 일반국민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국가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데 비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게임 업계 입장에서 더욱 더 19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한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은 2009년 12억 달러, 2010년 15억 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록, 전체 문화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58.05%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적인 기여도에 비해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우리사회 저변에는 교육 우선주의 입장에서 게임 산업이 교육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깔려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산업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임산업의 대표적인 시장이었던 아케이드 게임장(게임오락실)의 경우 청소년의 유해업소로 여겨지면서 각종 규제 정책으로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
실제로 아케이드 게임 산업 뿐만 아니라 만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의 경우도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성장하지 못한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게임산업도 자칫 잘못하면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걸었던 길을 뒤따라 갈 수 있다. 게임중독이 사회 문제화하면서 게임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2011년 11월 20일부터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은 밤 12시~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게임 셧다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실효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규제정책의 배경에는 게임 산업이 유해하다는 게임 혐오론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규제일변도의 정책은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가로 막을 수 있다.


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업계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지만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는 게임 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면에서 19대 국회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지금 우리는 게임 산업 중에서 아케이드게임과 비디오게임에서는 이미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온라인 게임에서 마저 경쟁력을 상실할 경우 우리 게임 산업이 설자리는 없다.


한류열풍이 불면서 세계적으로 우리 콘텐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형성되면서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화산업의 육성을 거울산업 게임 산업의 육성에 나서야 한다. 이번 19대국회에서는 새로운 출발에 맞춰 콘텐트 산업을 재조명, 부정적인 인식의 해소와 함께 육성하는 방안을 찾아나가 주었으면 한다.


이런 측면에서 새롭게 출범하는 19대 국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래야만 우리 게임 산업이 성장 동력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철린 crwo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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