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중국산 파상공세에 ‘둑’이 무너진다
[커버스토리] 중국산 파상공세에 ‘둑’이 무너진다
  • 편집부
  • 승인 2012.04.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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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에서 3류 게임으로 천대받던 중국산 게임들이 웹게임을 필두로 국내시장을 서서히 잠식해가고 있다. 이미 웹게임시장은 중국산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MMORPG 등 대작 게임들도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이러다간 국내 시장이 중국산에 점령당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거대한 둑도 작은 구멍 하나로 무너지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산 웹게임의 성공으로 인해 중국산 대작들도 줄줄이 진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 세계 1위 자리를 중국에 넘겨준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국내 시장만큼은 철통같이 지켜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산 게임들은 국산 작품에 비해 퀄리티 면에서 한참 뒤쳐져 있었다. 이 때문에 국내에 진출한 중국산 게임들은 유저들의 외면 속에 모두가 중도하차라는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같은 분위기도 최근 들어서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지원책으로 최근 기술과 운영능력 등 모든 면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중국산 게임들이 이제는 당당히 자리를 잡을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MMORPG 등 대작들과의 경쟁에서는 밀리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기술력이 발전해 나간다면 조만간 국산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우려된다. 

 

# 웹게임 통해 교두보 확보


 최근 국내에 들어와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작품 중 대다수는 설치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는 웹브라우저 형태의 게임들이다.  이들 중국산 웹게임은 30~40대층을 새로운 유저로 흡수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초만 해도 중국산 웹게임과 국산 웹게임의 서비스 숫자가  비슷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중국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에 서비스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웹게임으로는 거인네트워크의 ‘골든랜드’와 상해유주공사의 ‘풍운구검’, 쿤룬의 ‘K3온라인’ ‘강호온라인’ 등과 게임밸리의 ‘춘추전국시대’, 광환중의 ‘신선도’, 취유게임즈의 ‘칠용전설F’ 등 셀 수 없이 많으며 클라이언트 기반의 대작게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완미시공의 ‘고수온라인’, 킹소프트의 ‘명품온라인’이 국내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됐다.


 국내지사를 통해 쿤룬(대표 주아휘)이 직접 서비스하고 있는 ‘K3온라인’은 지난해 7월 출시돼 현재까지 30만 국내 유저가 가입하고 있으며 역시 한국지사를 통해 텐센트(대표 마화텅)가 직접 퍼블리싱하고 있는 ‘춘추전국시대’는 늘어나는 유저로 출시 2달여만에 서버가 대폭 확장되는 등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외에도 엔터메이트(대표 이태현)에서 지난 2월 퍼블리싱한 웹 MMORPG ‘신선도’는 최근 동시접속자가 2~4만 명에 달하는 등 상당한 기록을 세우고 있으며 취유게임즈(대표 위홍)가 한국지사를 통해 자체 서비스 중인 ‘칠용전설F’도 최근 신규 서버가 개설됐다.


 클라이언트 작품도 국내 작품에 뒤지지 않는 완성도를 보이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위버인터랙티브(대표 이준한)에서 퍼블리싱하고 있는 ‘고수온라인’은 지난해 12월 서비스돼 최근까지 2차례 대규모 업데이트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으며 ‘명품온라인’은 아이템 중개업체인 IMI(대표 이정훈)에서 가능성을 보고 첫 퍼블리상한 작품으로 지난 12월 출시돼 오픈 2주 만에 동시접속자 7만을 기록했다. 

 

# 메이저도 수입에 가세


 얼마전 까지만 해도 국내 중소기업들이 저렴한 중국산 작품을 수입하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메이저들도 중국산 게임 수입에 가세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나 CJE&M 같은 국내 메이저업체에서도 중국작품에 러브콜을 보내며 출시 전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등 작품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골든랜드’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에서 직접 퍼블리싱하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이 작품을 서비스하기 전부터 유명 기상캐스터를 광고모델로 선정하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활동에 나섰고 이후 상당한 유저가 이 작품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운구검’은 CJE&M(부문대표 조영기)에서 퍼블리싱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이 작품을 정식서비스한 이후 현재 국내 누적 가입자수 40만명에 이를 정도의 인기작으로 만들어냈다.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윤상규) 역시 더나인의 ‘명장온라인’ 서비스를 위해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엠게임(대표 권이형) 역시 세계 누적회원 3800만명을 보유한 궁중망의 ‘용온라인’을 상반기 중 서비스할 계획이다. 또 JCE(대표 송인수)가 중국 국민MMORPG라 불리는 소후창유의 ‘천룡팔부2’의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이처럼 중국작품은 이제 국내에서도 무시못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퍼블리셔들이 새로운 공급원으로 값도 싸고 품질이 향상된 중국 작품을 다수 수입하게 되면서 시장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웹게임 시장도 중국작품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 중소업체들은 샌드위치 신세


국내 업체들이 중국산 작품들을 수입하고 있는 이유는 저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웹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중국 내 웹게임 전문개발사만 수천 개에 이른다”며 “중국은 웹게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지난 2006년 이례로 높은 발전을 이뤘고 국내에서도 충분히 통할만한 품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게임의 증가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영세한 규모의 중소업체들이라고 보고 있다. 메이저들은 자본력과 기술력으로 살 길을 모색할 수 있지만 자금도 기술도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웹게임이 고급화되면서 지난해부터 국내게임업체들은 새로운 수익모델로 중국 웹게임을 다수 수입하고 있다”며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중국 웹게임으로 대체하는 형태를 보이면서 스스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메이저와 중소기업들의 협력이 보다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이저의 경우 웹게임 타이틀을 다수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력이 있는 만큼 이를 중소기업에 지원해 주면서 해외시장을 개척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웹게임은 최근 서버 기술발달과 함께 MMORPG로 발전했고 곧 클라이언트 기반의 대작게임들도 웹게임 형태의 구현이 충분히 가능해진다”며 “웹게임 뿐만 아니라 이제 온라인게임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한 중국의 물량공세를 국내업체들이 이겨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천 개에 이르는 중국 게임개발사에서 숫자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현재 중국과 국내의 게임개발 인프라는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는 중소개발사 설립과 게임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게임업계와 적극 협력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고수홍 기자 zakash@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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