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커지면서 정치권 입김에 좌우

 

청와대ㆍ국회 영향력 막강… 과거엔 내부 발탁 인사 ‘뚜렷’


지난 9일 한 달여 공석으로 비어있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자리에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임명되면서 2대 원장으로 부임했다. 이번 원장 선출에는 후보자 등록으로만 10명 정도 지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원장 선출 과정에서는 유독 자질 논란이 계속 일어 이를 비교하기 위해 전임 원장들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렸다. 그중에서 초대 진흥원장 이재웅, 한국게임산업진흥원장을 역임한 최규남·우종식 전 원장 등이 자주 언급됐다.

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09년 5개 기관이 통합되면서 설립됐다. 이 때문에 콘텐츠진흥원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달라졌다. 과거 게임산업진흥원 시절에는 게임과 관련된 인물들이 주로 원장을 맡았다. 게임산업진흥원의 마지막 원장인 최규남 원장의 경우 게임업계 출신은 아니지만 투자전문가로 콘텐츠 관련 지식이 해박했다는 평가다. 그 이전에는 개발자 출신의 우종식 원장이 책임을 맡았었다.


그러나 진흥원의 규모가 커지면서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에서 원장 후보를 낙점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


이재울 초대 원장의 경우 17대 국회의원(한나라)으로 국회방송통신융합특별위원회 간사를 지냈다. 그는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동의대에서 행정학교수, 방송아카데미 원장, 영상정보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 전 원장은 진흥원 설립 초기 산적해 있던 과제들을 꼼꼼하게 처리했으나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산업별로 이뤄졌던 조직을 기능별로 통폐합하면서 게임관련 전문인력들을 대폭 갈아치운 것은 실책이라는 평가다. 또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위해 영구아트의 심형래에 12억여원을 지원해 주거나 지스타를 2회 연속 부산에서 개최토록 했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반면 업계에 도움을 주는 사업도 적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우선 지난 2009년 6월 스마트 환경의 모바일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글로벌게임허브센터’개소, 게임 기업 인큐베이션 회원사를 선정해 개발이 어려운 중소기업 지원에 앞장섰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스마트 관련 산업의 성장에 따라 급부상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모바일게임센터를 열였다. 모바일게임센터는 우수 모바일게임 기업을 발굴하고 전략적 지원해준다.


  통합되기 이전의 최규남 전 한국게임산업진흥원장은 꼼꼼한 스타일로 현안들을 처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얘기도 있다.


최 원장은 지난 2008년 조직위원회의 해체로 표류하고 있던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의 바통을 이어 받아 성공적으로 성장시켰다. 최 원장은 취임할 당시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이 그의 경력을 근거로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씨티은행 기업금융부 부장을 거쳐 이스트게이트 벤처투자회사, 보광창업투자 고문 등 18년간 국제금융 및 기업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다져온 그였지만,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있을까하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부임 기간 동안 ‘지스타2007’에서 성공적인 B2B를 통해 놀라운 수출 상담 실적을 거둔 것을 비롯해, 제 1회 아마추어 게임대회 개최, 해외에 한국게임홍보관을 개소하는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최 원장에 앞서 게임산업진흥원장을 맡았던 우종식 전 원장은 개발자 출신으로 뚝심과 추진력으로 산업 진흥에 큰 도움을 준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우 원장은 게임의 수출 활로 모색과 중소업체를 위한 기금 마련, 각종 규제책 완화 등 개발업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특히 부임 기간 일어난 ‘바다이야기’ 사태로 오랜기간 감사를 받았지만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는 등 자기관리에도 철저한 인물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디이야가 사태로 게임업계가 어수선 할 때 우 위원장은 각종 비난을 혼자 다 들으면서 업계를 지킨 인물이다”며 “그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안정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초롱 기자 kcr86@thegames.co.kr]

 

 

<역대 게임위원장은>

초대부터 3대까지 언론인 출신 


김기만 위원회 초기 기반 다져… 투명성·공정성에 역량모아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최근 3대 위원장으로 백화종 전 국민일보 부사장을 선출했다. 백 위원장은 국민일보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실장을 지낸 온 언론인 출신이다. 게임위는 유독 언론인 출신 위원장들과 인연이 깊다. 1대 김기만 위원장은 동아일보 출신으로 게임위 설립초기 내부 기틀과 반석을 다진 인물이다. 특히 부임 기간 동안 게임위의 민간기구 이양, 철저한 사후관리 체계 확립 등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2대 이수근 위원장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취임기간 동안 등급심의의 투명성, 공정성 등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사후관리를 위해 모니터 요원을 대폭 확충, 비 아케이드 게임물의 사후관리 업무에 조사관을 꾸준히 투입해 체계적으로 대응했다.

 

김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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