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최대 성수기인 겨울시장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성수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대체로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는 정부의 규제 연타로 인한 게임업계의 숨죽이기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예년에 비해 신작 편수가 절반 가량 줄어든 현상 때문이기도 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정부규제와 기존 인기작들의 고착화 현상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규제가 게임쪽으로 돌리는 시선과 손길을 막아놓았으며 유저들은 기존부터 즐기던 게임에 손을 놓지 않고 새로운 게임에 관심도 두지 않는다는 것. 이 때문에 투자도 위축을 보이고 있으며 신작 개발에도 연쇄적인 침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나오는 신작들을 살펴보면 절반 가까이가 FPS 장르로 치중하는 현상이 있다. 이는 요즘 FPS가 소위 ‘잘나가는’데다가 ‘크로스파이어’의 경우처럼 해외에서 ‘대박’을 칠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을 차치하더라도 최근 나온 FPS 신작 가운데 괄목할만한 성공을 이룬 작품은 별로 없다. 유저 입장에서는 ‘그 게임이 그 게임’이라 여겨질 정도로 새롭지도 않고 손이 가질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조폭영화 붐이 일었던 지난 2000년대 초 충무로와 관객들의 분위기와 많이 닮았다.


 유저들이 기존게임을 고수하고 있는 현상은 뒤집어 보면 기존게임을 뛰어넘는 신선한 작품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어느새부턴가 작품을 대하는 유저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채 기존 작품의 성공요인이나 흥행코드를 그대로 따라가는 분위기가 당연시 되고 있다.


 이런 시각에서 봤을 때 “게임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 것은 정부규제나 시장고착화가 아닌 참신한 게임성을 가진 작품이 없기 때문”이라는 김일환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의 말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또 올 겨울시장 유일한 대박인 ‘리그오브레전드’가 기존 AOS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탄탄한 작품성과 밸런스를 가졌다는 점도 상기해봐야 한다. 기존작을 끌어내릴 수 있는 원동력은 그 작품의 성공요소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뛰어넘는 ‘새로움’에 있다.

 

[더게임스 김윤겸 기자 gemi@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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