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메이플스토리'에 해킹이 발생한 지 100일이 됐다. 당시 '메이플스토리' 회원 132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당시 넥슨의 자유게시판에는 이번 해킹 사건에 대해 성토하는 글이 줄을 이었고 해킹보상서명운동이 이뤄지기도 했다.

 

서민 넥슨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히며 고개 숙여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넥슨의 지난 100일 간의 행보를 살펴보면 자숙하기 보다는 매출지상주의라는 기존의 행보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넥슨은 대국민 사과를 한지 2주도 안돼 일본에 상장했다. 이는 해킹 사건에 대해 자숙과 반성 보다는 이익이 우선이라는 기업문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었다.   

 

또 해킹 사건 이후 발생한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에 ‘메이플스토리’가 연관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여전히 대규모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쉬지 않았다.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보다 돈벌이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넥슨은 PC방 사업자와의 관계도 유연하게 풀어가지 못하고 있다. PC방 사업자들은 오과금 문제로 넥슨을 비난한데 이어 최근에는 '서든어택'으로 인해 사용료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비해 약 3배 정도 인상됐다며 넥슨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해킹 이후 지난 100일 동안의 넥슨의 모습을 보면 과거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느낌이다. 오히려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청소년 게임물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는 교과부가 '쿨링오프제'라는 전대미문의 규제책을 들고나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 모든 책임이 넥슨에 있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주요 인기 청소년 게임물을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의 탓이 적지도 않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얼렁뚱땅 넘어가 버린다면 결국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 뻔하다. 그 때는 지금보다 수십배 수백배 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다.

 

이제라도 건전한 문화를 알리고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성숙함을 기대해 본다. 그것이 넥슨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전체를 위하는 길일 것이다.

 

[더게임스 김성현 기자 ksh88@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