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리시스프린트’를 만들 때 다른 생각 없이 ‘재미있게 만들자’란 생각만 했습니다. 이렇게 한 가지에만 집중한 결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송의상 플레이어스소프트 대표는 지난 해 ‘스타일리시스프린트(이하 스프린트)’의 대 성공으로 가장 보람차고 뜻 깊은 한 해를 보냈다. 그는 이 작품의 성공비결을 어떤 욕심도 없이 작품의 재미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순수함에서 찾았다.

 

송의상 대표를 비롯한 4명의 개발자가 힘을 합쳐 만든 ‘스프린트’는 지난해 최고의 히트작이라고 해도 될 만큼 각종 오픈마켓을 휩쓸었다.
국내 서비스 직후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고 이후 이통 3사 마켓에 순차적으로 서비스되며 모두 석권했다. 그렇게 ‘스프린트’는 작품성, 흥행성 면에서 인정받으며 지난해 9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최한 ‘2011 코리아 모바일 어워드’에서 엔터테인먼트 부문 우수작으로 선정되며 상반기 최고 모바일 게임의 영예를 안았다.

 

# 해외서 먼저 인정받고 싶다


 ‘스프린트’는 지난해 국내 오픈마켓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보다 먼저 해외시장에서 진가를 인정받았다.


송 대표는 “이 작품은 국내시장을 노리고 만든 작품은 아니었다”며 “당시 국내는 사전심의가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에 내놓기가 번거로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년 초만 해도 국내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려면 사전심의를 위해 여러 절차를 밟아야 했는데 사업자등록도 안 돼 있던 상태에서 까다로운 절차를 밟을 여력도 시간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2월 북미 앱스토어에 처음으로 ‘스프린트’를 내놨다. 작품은 출시 직후 유료게임 부문 30위 권에 들며 순항했고 무료 이벤트가 열릴 때면 1위를 하는 등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그는 서비스가 어려운 국내를 건너뛴 것이다. 하지만 송 대표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해외사이트를 통해 ‘스프린트’의 뛰어난 작품성에 감탄한 픽토소프트 측이 어렵게 그들을 찾아온 것이다. 이 작품의 가치를 알아본 픽토소프트는 개발사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회사 전화번호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픽토는 끝내 개발자 중 한 명의 트위터 주소를 찾아냈고 트위터 멘션을 통해 첫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이렇게 어렵게 이뤄진 픽토와 플레이어스의 만남은 큰 시너지를 발하게 된다. 플레이어스의 개발력과 픽토의 마케팅 능력이 만나 국내에서 ‘스프린트’가 대 성공을 거둔 것이다. 송 대표는 “‘스프린트’를 국내에 서비스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픽토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며 “국내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일을 픽토 측에서 맡아 해줬고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줬다”고 말했다. ‘스프린트’의 국내 성공은 이렇게 픽토소프트의 역량도 큰 몫을 했다.


 ‘스프린트’는 비교적 간단한 방식의 작품이다. 일명 런닝게임으로 불리는 이 장르는 끝없이 달리는 캐릭터를 조작해 장애물과 함정을 피하는 것이 강한 긴장감을 준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캐릭터 스피드가 올라가고 장애물이 정교해지기 때문에 유저는 점점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렇게 누구나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을 송 대표는 풀3D그래픽과 재미요소를 추가시켜 히트작으로 만들어냈다.


 그가 런닝게임을 택한 이유가 바로 이런 대중성 때문이었다. 그에게는 이전에 만들었던 작품이 마니아적인 내용으로 흥행에 실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었다. 송 대표는 “플레이어스에서 처음 만들었던 것이 ‘크리처스’란 슈팅게임이었는데 하드코어 난이도의 마니아들을 위한 작품이었다”며 “완성도는 괜찮았지만 콘텐츠가 부족해 마니아 형성에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흥행에서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 탄탄한 3D 개발력


 플레이어스소프트는 창업된지 1년이 갓 넘은 신생 개발사다. 현재 이 회사의 직원은 송 대표를 포함해 5명으로 개발자가 전부다. 1명을 제외한 3명의 개발자가 원년 멤버로 송 대표와 끈끈한 관계의 동료들이다. 그가 처음 창업했을 당시에는 사무실도 없이 각자의 집에서 ‘스프린트’를 개발했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합심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오랜 시간 함께 일했던 동료였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함께 창업한 개발자들은 모두 10년 가까이 함께 일한 동료들”이라며 “2000년대 초반부터 함께 일하며 팀워크를 다져왔기 때문에 개발하는데 크게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개발한 ‘스프린트’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송 대표와 동료들은 오피스텔로 들어왔고 현재 함께 동고동락 중이다. 그는 조만간 인원을 더 충원해 오피스텔에서 나와 사무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개발팀을 하나 더 만들어 개성 있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플레이어스는 뛰어난 개발력을 보유하고 있다. 송 대표와 동료들은 모두 온라인 및 아케이드 게임개발사에서 일했던 이력의 소유자들이다. 그 역시 게임 프로그래머 출신의 CEO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볼륨이 큰 게임을 개발했었기 때문에 모바일게임에서도 출중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컴온베이비’로 유명한 엑스포테이토에 몸담으며 실력을 키워왔다. ‘컴온베이비’ 아케이드, 온라인 버전은 물론 애니메이션 ‘탑블레이드’를 소재로 한 아케이드 게임 ‘탑블레이드V’ 등 개발에 참여하며 감각을 익혀왔다. 특히 송 대표는 NHN게임즈에서 프로그램 팀장을 지내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 차기작은 야구 게임?


 이렇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스마트폰 게임에서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스프린트’를 탄생시켰다. 특히 작품을 풀 3D그래픽으로 개발하며 한 차원 발전된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줬다. 적은 인원으로 3D그래픽을 다루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지금까지  모두 3D그래픽에 맞춰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익숙다”며 “‘스프린트’ 개발 기간도 4개월로 그리 길지 않았다”고 말했다.

 플레이어스의 이런 개발력은 차기작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다.  송 대표에게 차기작에 대해 묻자 그는 야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기작 야구 역시 풀 3D그래픽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은 자연스러운 느낌 구현에 중점을 두고 제작했다”며 “여러 상황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을 도입했기 때문에 보다 자연스러운 야구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스마트폰 사용이 많아지고 오픈마켓 시장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창업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해 항상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온라인으로는 규모 면에서 쉽지 않았고 모바일 피처폰 시장도 문이 좁았기 때문에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오픈마켓이 열리며 송 대표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모바일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해서 편의성과 몰입도를 함께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저가 잠깐 짬이 났을 때 찾게 되는 작품성과 그 순간 몰입할 수 있는 재미를 함께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그는 스마트폰의 작은 인터페이스 안에 무엇을 넣어야할까 항상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더게임스 고수홍 기자 zakash@thegames.co.kr]
[사진=김은진 기자 dreams99@nate.com]

 

* 프로필
-엑스포테이토 프로그래밍 팀장
-NHN게임즈 프로그래밍 팀장
-플레이어스소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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