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서는 20~30대 여성층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 가장 잘 팔린다는 정설이 있었다. 이 소비자층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구매력이 높아 주로 패션, 미용을 비롯한 각종 소비재 상품에서의 가장 빠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는 이런 정설이 뒤바뀌고 있다고 한다. 글로벌 경제 침체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물가불안, 높은 실업률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 주로 직장에 다니며 직접 돈을 벌어 쓰는 젊은 여성 계층의 소비가 기존보다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요즘 최고의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건 10대 청소년이라고 한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저출산의 여파를 받고 자라나 부모들이 자식들에 대한 비용 지출에 아낌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현상’이 이를 대변한다. 이미 10대 사회에서는 노스페이스 패딩점퍼를 입고 있지 않으면 ‘왕따’를 당한다는 이야기는 기정사실화 됐다. 이같은 사회현상으로 노스페이스 수입사인 골드윈코리아는 사상 최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6000억원을 달성해 아웃도어시장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낳았다.


 게임업계에서도 이런 현상은 이어진다. 이미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메이플스토리’ 고레벨 캐릭터를 갖고 있지 않으면 반장도 되기 힘들 정도라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고교생 그룹에서는 ‘서든어택’을 즐기지 않으면 왕따가 되는 경우도 일반화 됐을 정도다. 이런 사회현상을 낳을 정도로 10대 시장을 확고하게 굳힌 넥슨은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을 달성, 게임업계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한 회사가 됐다.


 그런데 이같은 10대시장 선점 효과는 많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노스페이스의 경우 학생들 사이에서 패딩점퍼의 가격대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현상을 초래했다. 50만~60만원대의 고가제품을 입은 학생들에게는 소위 ‘등골 브레이커’로 불린다는 말이 화제가 됐을 정도다. 넥슨 게임의 경우 지난달 큰 사회적 충격을 줬던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에 수탈하는 가해자와 수탈당한 피해자 사이의 관계를 ‘메이플스토리’가 촉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시장은 성인층에 비해 구매에 대한 책임의식이 결여돼 있는데다 소비자 권익 확보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기업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손 쉬울 수 있는 시장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회적 여파에서 보듯 자사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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