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선택적 셧다운제’ 카운트 다운
[커버스토리] ‘선택적 셧다운제’ 카운트 다운
  • 편집부
  • 승인 2012.01.20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세 미만 메이저 게임에 ‘직격탄’  


중소업체 제외·6개월 유예 등 검토…시행령 세칙두고 문화·여가부 의견 대립

 

지난해 11월부터 실시된 셧다운에 이어 청소년들에게 선별적으로 적용되는 이른바 ‘선택적 셧다운제’가 오는 22일부터 전격 실시된다.


이 제도는 주로 메이저업체들의 작품을 겨냥하고 있어 게임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든 게임에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업체의 특정 작품만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가장 많은 청소년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 등 메이저 업체들이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게임계를 발칵 뒤집었던 셧다운제도에 이어 ‘선택적 셧다운제도’가 오는 22일 시행됨에 따라 게임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법안은 작년 6월 열린 임시국회에서 한선교 의원 등 10인의 의원이 발의했으며 게임법 제12조 3항에 속해 있다.


이 제도는 18세 미만 게임 이용자의 부모가 원할 경우 해당 이용자의 특정시간 게임 접속을 게임사가 차단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게 핵심이다. 또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과 결제정보 등 게임물 이용내역도 부모가 요구할 경우 공개해야 한다.


문화부체육관광부는 여성가족부와의 협의를 통해 6개월의 유예기간을 정한 뒤 이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 기간 안에 게임업체는 선택적 셧다운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 넥슨 등 메이저 겨냥한 견제 카드


게임계는 선택적 셧다운제도의 시행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다. 지난해 시행된 셧다운제의 경우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의 심야시간대로 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부모의 요청이 있을 경우 게임이용을 중지시키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법으로 정해진 강제조항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 학부모들이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청소년들의 게임시간을 통제할 경우 업계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게임업체는 청소년의 이용자의 부모가 요청할 경우 언제라도 게임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 그야말로 칼자루를 넘겨줘야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게임에 접속한 모든 정보도 공개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롭게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원을 담당할 직원도 추가해야 한다.


특히 중소업체보다는 메이저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게임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부는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중소기업의 게임에 대해서는 이 제도를 적용시키지 않을 방침이다. 다시 말해 메이저 업체들을 집중 견제하겠다는 포석이다. 가장 많은 청소년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밖에 네오위즈게임즈·엔씨소프트·NHN·CJE&M 등 5대 메이저에 속한 게임들이 타깃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넥슨을 제외하면 나머지 업체들은 18세 미만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


여기에 청소년 게임물에 대한 상업적인 게임아이템 거래도 금지된다. 게임업계가 사면초가에 놓이게 된 것이다.


현재 문화부와 여성부는 어떤 게임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진행상황으로 봐서 중소업체들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문화부의 경우 과몰입 유저가 많은 온라인게임만을 대상으로 하자는 의견이었고 여성부는 온라인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기능이 되는 모바일과 콘솔까지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최근 양 부처는 온라인게임만을 대상으로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2일부터 이 제도가 시행되지만 준비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6개월 정도의 시간을 줄 방침이다.


하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시행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구체적인 시행방안이나 대상 게임이 정해지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어떤 게임이 선택적 셧다운제도에 속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제도로 유저수 감소와 매출 하락로 이어지게 될지 업계는 걱정하고 있는 눈치다.

 

# 업친 데 덥친 격 ‘공황상태’


게임업체는 셧다운제도에 이어 또 다른 규제로 게임계를 옥죄는 정책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기존 셧다운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게임 내부에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번 제도로 다시 별도의 인력을 충원하고 시스템을 구축시켜야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택적 셧다운제도는 기존 셧다운제도처럼 자동화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 10개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메이저 업체의 경우, 수천만명의 유저 중에 청소년을 골라내는 일도 쉽지 않다. 또 게임이용시간, 유료아이템 결제현황 등을 자동화해서 보여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도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문화부에서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아 어떤 게임을 준비해야 하는지 업계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전담인력을 배치시키긴 했지만 어떻게 선택적 셧다운제도에 대응해야 하는지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아직 문화부에서 어떤 게임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명확한 지침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인력 충원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어떤 게임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게임 내부에 선택적 셧다운제도를 적용하는 기술적인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소위 말하는 5대 메이저업체는 피해를 감수하며 선택적 셧다운제도를 준비할 수 있겠지만 중소개발사나 자금사정이 어려운 게임회사는 이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게임업체가 이 제도를 준비할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 당장 이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운 업체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문화부도 자금이 어려운 회사까지 이 제도를 시행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인기 게임 순위 100위권에 속하지 않거나 중소기업법에 의거해 연매출이 300억이 발생하지 않는 회사의 경우는 제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적용 범위 놓고 신경전


선택적 셧다운제를 시행하면서 문화부와 여가부는 각각 적용 플랫폼과 대상 연령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벌여왔다. 문화부는 온라인게임만 대상으로 해 14세 미만 작품으로 하자고 주장한 반면 여가부는 모바일과 콘솔도 포함시키면서 18세 미만으로 하자고 맞선 것이다. 결국 양 부처는 장시간의 협의 끝에 문화부와 여가부가 각각 한발씩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플랫폼의 경우 온라인게임만 대상으로 하는 대신 적용 연령을 18세로 높인 것이다.


한편 학계에서는 이번 선택적 셧다운제도의 실효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임충재 게명대학교 게임모바일콘텐츠학과 교수는 선택적 셧다운제도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교수는 "기본적으로 유저가 게임의 건전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선택적 셧다운제도도 주민등록번호를 악용하는 문제점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극단적인 정책보다는 이용자가 스스로 게임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성인이 담배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게임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산업협회 한 관계자는 “선택적 셧다운제는 점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순리”라며 “과도하게 많은 게임을 포함할 경우, 이를 감당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임 셧다운제에 헌법소원청구를 제기한 이병찬 변호사는 선택적 셧다운제도를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이 제도를 실행하고 실효성을 따져본 후, 기존 셧다운제도를 없애고 선택적 셧다운제도로 단일화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물론 업계 관계자, 문화부, 교수, 게임협회 등 산업계 전문가들이 과몰입 게임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이는 기존 셧다운제도가 모든 온라인게임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선택적 셧다운제도는 한정된 게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정이 지나면 모든 온라인게임을 일괄적으로 차단하는 셧다운제도에 비해 선택적 셧다운제도는 완화된 정책이라는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더게임스 최승호 기자 midas@thegames.co.kr]
<관련기사 4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