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광장] SNS가 허물어 버린 지리와 언어의 벽
[TG광장] SNS가 허물어 버린 지리와 언어의 벽
  • 편집부
  • 승인 2011.12.2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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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3년 전만해도 지적재산권(IP)관리를 담당하는 필자와 같은 사람들에게 IP는 그리 고민할 사항은 아니었다. 단순히 지리학적으로 국가를 쪼개 재산권을 분할하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같이 지리학적 경계를 벗어나는 마케팅수단과 결제방식이 생겨나고, 국가 간 인터넷 대역폭이 커지고 있는 요즘 단순 지리학적인 IP분할은 커다란 문제의 소지가 됐다.


예를 들어 A게임을 미국회사와 필리핀회사가 서비스하고 있다고 치자. 미국회사가 페이스북에 A게임을 광고한다. 그런데 이 광고를 본 필리핀 사람이 필리핀에서 미국서버로 접근해 A게임을 하고 아이템을 구매한다. 필리핀 회사는 미국 회사에게 IP를 막아 필리핀 유저가 미국서버에 접근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IP는 기술적으로 특정 국가만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막거나 아예 안 막거나 둘 중 하나다. 특정 국가에서 들어오는 모든 IP를 서버에서 막을 경우 서버 과부하로 서비스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특정 국가로 등록된 IP를 막아도 IP스푸핑을 통해 버젓이 미국서버에 들어가 게임을 할 수 있다. 자신의 접근 IP를 속이는 스푸핑은 그리 어려운 기술도 아니고 불법으로 간주될 만큼 무서운 해킹 행위도 아니다. 해외에서는 매우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물론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대안은 지리와 언어의 동시 분할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하는 회사에게 러시아 지역과 함께 러시아 언어에 대한 서비스권한만 부여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러시아 업체는 페이스북에 러시아 언어로만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되고 같은 페이스북에서 동일한 게임을 영어로 홍보하고 있는 미국회사는 러시아 업체와 홍보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 윈-윈이 된다.


그러나 러시아나 태국같이 언어가 완전히 분리되는 국가에만 해당된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같이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들간이나, 대만, 홍콩, 중국같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서로 간 글자를 이해하는데 많은 문제가 없는 국가 간은 여전히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만약 온라인게임에 대한 IP관리를 담당한다면, 본인이 관리하고 있는 계약서를 다시 한번 꺼내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IP에 대해 서비스 지역과 서비스 언어를 정확히 명시하고 있는지, 애매모호한 부분이 없는지 따져보라.


한국 지역과 한국어에 대한 서비스 권한을 가지고 있는가? 자신의 회사만 한국에서 서비스하고 광고할 수 있는가? 조심하라, 다른 회사가 같은 게임을 미국 서버에서 한국어로 페이스북에 광고를 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한번쯤은 고민해 보길 바란다. “에이~ 설마 그런 일이 있겠어?” 라고 생각하는가? 미안하지만 이런 분쟁은 이미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온라인게임에 있어 ‘지리와 언어’는 더 이상 지적재산권 분할을 위한 완벽한 척도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해 왔던 척도들은 SNS의 등장과 함께 안드로메다로 사라졌다.

 

[최주혁 노리아 사업본부장 jason@nor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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