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서 한 우물…새 결실이 코앞에"


‘메트로’ 개발 앞서 완벽한 콘셉트 준비…직원과 소통·프로세스가 경쟁력

 

 레드덕이 신작 ‘메트로컨플릭트’를 선보이며 첫 비공개테스트(CBT)에 들어갔다.
이번 작품은 레드덕이 과거 ‘아바’의 개발과 서비스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토대로 전작과는 다른 스타일과 콘셉트를 강조해 FPS 장르에 대한 입지 강화를 노리고 있다. 오승택 레드덕 대표를 만나 매트로컨플릭트의 개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레드덕 사무실은 여느 개발전문업체와는 다른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사무실 초입에는 넓은 카페테리아와 국내 유명 프렌차이즈 커피숍이 들어서 있다. 전체 직원 수 146명의 회사치고는 좀처럼 보기드믄 시설이 갖춰져 있다.


 오승택 대표는 이런 시설이 절대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게임회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자율스런 분위기를 통한 창의력 확장을 시도하기 위한 것도 아니란다. 다분히 직원간의 교류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기회를 늘리고 이를 통한 팀워크 등의 향상을 추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인재중심은 의사소통이 ‘필수’


 “자율스런 분위기가 창의력을 높일 것이란 생각을 믿지 않습니다. 회사에 커뮤니티 공간이 없으면 보통 직원들은 자기 자리에 앉아 혼자 딴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직원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장소와 분위기를 제공한다면 서로를 알아가면서 팀위크와 업무 효율이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오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인재중심을 외치지만 대부분 피상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사내 의사소통이 중시되지 않은 채 외치는 인재중심은 실제로 실천되기는 희박하며 단순한 구호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사무실에 이같은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한 것은 어디까지나 성과를 얻기 위한 것일 뿐이며 그 성과는 직원 간의 교류가 확대됐을 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도 이런 공간을 마련하고 나니 여기에 소요된 비용 이상으로 더 많은 효과를 얻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레드덕은 그동안 간판작인 ‘아바’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매출 92억6900만원, 영업이익 29억5000만원, 당기순이익 31억5600만원을 달성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대비 80% 이상 성장했으며 영업이익률은 34%, 당기순이익률 31.8% 등으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는 ‘아바’의 수출 호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 작품은 현재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대만 등 39개국에 진출했다. 또 벌브사의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해외 동시접속자 1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레드덕이 이런 가시적인 성장을 보이기까지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난 2009년까지 적자누적 상태였던 레드덕은 자금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위기를 겪은 레드덕은 아바를 제외한 기존의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인원감축과 같은 고통의 시간을 겪은 후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오 대표는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 다시는 구조조정 없는 회사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며 “이후에는 마치 수학을 잘하는 아이가 그 과목에 집중하듯 아바로 성공사례를 남겼던 FPS에 개발력을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 개발에서의 ‘과정’ 강조


 지난 2009년 하반기부터 제작에 들어간 ‘메트로컨플릭트’는 약 2년의 개발기간과 약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아바의 개발과 서비스로 FPS 장르에 대해 자신감을 얻은 레드덕이 아바와는 또다른 콘셉트와 흥미요소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개발된 것이다.


 오 대표는 “개발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업계에서는 ‘아바2’라는 소문이 무성했다”며 “그러나 내부에서는 아바의 아쉬운 점을 반영해 만들자는 콘셉트로 진행됐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FPS 게임으로 기존 ‘아바’와 같은 언리얼 엔진3를 기반으로 만들고 있는 작품이다. ‘아바’의 주요 개발진이 제작에 참여해 사실적인 전장 분위기와 전반적으로 밝은 이미지의 그래픽 연출을 지향했다.

 

또 두개의 총기를 동시에 쓸수 있는 듀얼웨폰, 캐릭터의 특수능력을 활용하는 ‘스톰 시스템’, 개틀링과 같은 중화기를 쓸수 있는 ‘타격요원’ 캐릭터 등 새로운 요소도 유저들의 관심꺼리다. 지난달 지스타에서 선보인 ‘매트로컨플릭트’는 ‘S2’, ‘디젤’과 같은 FPS 신작들과 불꽃 튀는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오 대표는 이번 작품을 개발하는데 있어 프로세싱(processing)을 중시하는 데 역점을 뒀다. 작품의 콘셉트와 흥미요소 등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왜 필요한가’라는 화두를 통해 그동안 FPS에서 으레히 ‘있어왔던’ 게임 내 요소들까지도 개발진들과 논의하면서 제작을 진행했다.


 그는 이번 작품 제작에 들어갈 당시 국내에 아이폰이 선보여지던 상황이 의미 있게 보였다고 말했다. 아이폰이라는 상품이 나오는 데에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는 프로세스(process)’라는 말에 감명 받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과정을 중시하는 개발과 이를 통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타당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오 대표는 “뭘 만들어도 이유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게임 내에서 왜 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요소는 결국 유저들에게 버림을 받고 불필요한 것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많은 개발자들이 유저들이 많이 찾고 선호하는 소위 ‘잘되는’ 요소만 끼워 넣으려고 하는데 만약 그것이 작품의 콘셉트와 맞지 않다면 오히려 불필요한 것이 되기 때문에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이같은 개발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흥미 요소들을 이번 작품에 녹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FPS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리얼리티(reality)’ 역시 흥미요소와 한데 어우러진 ‘리얼리시(realish)’의 개념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 ‘경쟁작은 없거나 모두이거나’


 ‘메트로컨플릭트’는 NHN이 퍼블리싱한다. 오 대표는 레드덕이 어려운 상황이었을 때 NHN이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이번 작품이 한게임의 간판FPS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오랜 시간 게임업계에 종사하면서 친분을 쌓은 NHN 내 인사들이 이번 작품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아직 작품이 서비스 되기 전이지만 지난 8월에는 NHN재팬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일본은 이미 아바로 호응을 얻은 시장인데다 이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한 한게임을 통해 선보여진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다. 또 중국시장도 이미 텐센트와는 파트너십을 확보한 상태여서 서비스 전부터 해외시장에 대한 기반은 탄탄한 셈이다.


 ‘서든어택’의 국내에서의 성공사례와 ‘크로스파이어’의 중국시장 ‘대박신화’는 게임업계의 이목을 FPS 장르로 집중시키는 역할이 됐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FPS 범람 현상으로까지 이어져 MMORPG 부럽지 않은 시장확대와 새로운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아바’ 때부터 연달아 FPS 작품을 선보이며 이 장르의 손꼽히는 업체로 부상한 레드덕으로서는 이같은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오 대표는 ‘경쟁작은 없거나 모두이거나’라는 입장이다. 최근 FPS 작품이 많아진 것은 그만큼 시장이 확대된 것이며 확실한 콘셉트와 서비스를 가진 작품이라면 결국에는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이 시장과 같이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면서 작품의 방향성을 융통성 있게 잡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 대표는 “성형하고 나서 결혼하는 것이 순서이지 결혼하고 나서 성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유저들의 원하는 것, 시장의 트렌드 등을 접하고 나서 이를 게임에 반영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탄탄한 작품 콘셉트를 토대로 맞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더게임스 김윤겸 기자 gemi@thegames.co.kr]


[사진= 김은진 기자 dreams99@nate.com]

 

<프로필>

서울대 수학과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 수료
드림챌 대표
엠큐브 대표
네오위즈 사업본부장
엔틱스소프트 대표
현 레드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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