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불똥 튈까 집안단속 '전전긍긍'


'비상사태' 선언하고 모니터링 총력…넥슨 무성의한 태도엔 실망한 표정 역력

 

게임업계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될 넥슨발 해킹사건으로 업계 전체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 넥슨(대표 서민)의 무성의한 후속대책에 대해서도 국내 최대 게임 기업이 가져야할 태도가 아니라는 반응을 쏟아 내고 있다.

 

넥슨발 해킹사건으로 온 게임계가 시름에 젖어들었다. 132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업계 최대 해킹사건으로 타 메이저업체들을 비롯해 중소 게임업체들도 바싹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넥슨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향후 게임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라 보고 있다. 메이저업체들은 넥슨발 해킹사건이 더 이상 커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해킹 사건이후 내부 비상 체제를 가동하며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예전 한바탕 중국발 해킹 의혹에 시달렸던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이번 넥슨 해킹사건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부직원들의 보안관련 교육과 시스템 확보, 모니터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엔씨 한 관계자는 “지난 번 사건으로 워낙에 조심하고 있던 차에 해킹 사건이 벌어져 안타깝다”며 “직원들과 서버 출입사항, 클라이언트 관련 정보 등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윤상규)와 NHN 한게임(대표대행 정욱), CJ E&M(부문대표 조영기) 등 최대 포털을 보유한 업체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내부 보안 인력을 최대 가동 중이며 외부와 접촉에 있어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CJ는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시스템 점검에 나섰으며 네오위즈는 직접 자체 보안팀을 만들었다.


 이들을 포함한 대부분 게임업체들은 내부 경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업체들은 28일부터 즉각 해킹에 대한 피해조사를 실시했지만 추가적인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홈페이지를 통한 유저들의 비밀번호 변경을 유도하고 있으며 보안 프로그램 설치, 2차 비밀번호 설정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여러 포털에서 통합계정을 사용해 하나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또 다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단순한 비밀번호 사용을 지양하고 1회용 비밀번호인 OTP를 적극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넥슨의 허술한 보안시스템과 무책임한 후속대책 때문에 업계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성토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대기업과 맞먹는 넥슨이 이정도로 당했으면 중소업체들은 해킹에 거의 무방비 상태가 아니냐는 유저들의 불신감을 키웠다는 것이다. 피해를 아이템으로 무마하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저들은 해킹사건마저 이벤트화 하려는 넥슨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업계 특성상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지만 사고가 발생해 놀랍다”며 “셧다운제로 시끄러운 지금 무성의한 넥슨의 태도 때문에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보안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일련의 사건들로 보면 금융, 게임, 포털 등 해킹을 피해갈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며 “해커의 표적은 어느 업체든지 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나서서 해킹에 대비해야한다”고 권했다.


 넥슨이 범인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해커의 공격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 관계부처와 공조해 반드시 범인을 잡아야 한다”며 “범인을 처벌하지 않는 한 비슷한 사건이 반복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 넥슨의 태도로 봐선 그마저도 힘들지 않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더게임스 강대인 기자 comdain@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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