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에 국내 게임 산업은 척박하고 초라했다. 당시 일본의 멋진 게임들은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고, 그것들에 비하면 국산 게임들은 매우 초라했다. 현업 게임 개발자들 중에 고학력자, 고경력자는 드물었다. 영어 책을 읽는 것도 신기하게 보여질 정도였다.


 하지만 1998년부터 게임 산업은 수직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게임 업계에도 고학력자와 고경력 개발자가 많아졌다. 영어 책 읽기는 기본이고, 명문대 석학들도 흔해졌다.

 

물론, 일본 게임은 더 이상 동경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다.
 우수한 게임들이 무수히 등장하면서 게임 유저들의 눈높이도 급격히 높아졌고, 이는 더 뛰어난 노하우를 필요로 하게 됐다. 게다가 하드웨어와 유행이 급변하는 분야인지라 새로 공부하고 연구한 테크닉도 5년밖에 못 간다. 이럴 때 가장 의지되는 것은 탄탄한 기초 노하우이다.


 운동선수에게 운동 종목을 막론하고 반드시 탄탄하게 갖추어야 하는 것은 기초 운동 능력이다. 체력, 근력, 지구력 등이 모두 잘 갖추어져 있으면 새로운 운동에도 빨리 적응하고 더 뛰어난 수준의 마스터리를 할 수 있다. 이는 게임 개발에서도 마찬가지다. 게임 프로그래밍 실무 노하우가 HP 올리기와 같다면, 탄탄한 전산학 지식은 MAX HP를 올리기이다. 새로운 테크닉이 등장해도 탄탄한 전산학 기초 능력은 더 빨리 더 깊게 지식을 흡수하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와 중국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CGDC)를 참관했고 여러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잠깐의 대화에서도 그들의 기초 학식이 탄탄하며 그만큼 게임 개발 기술을 심도 있게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일부 여러 분야에서 중국 게임 개발 능력은 한국을 이미 앞서버린 것이 아닌지 걱정되었다. 확실히 그들의 노하우 흡수력은 매우 훌륭하며 중국 같은 초대형 게임 시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주옥같은 노하우를 그들이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한 국내 게임 개발의 자부심은 위험하다는 걱정이 든다.


 게임 산업 지망생이건 베테랑 게임 현업 종사자이건 게임 개발 교육 기관이건 기업이건 다시 한 번 게임 개발에서도 기초 노하우를 중요하게 여기고 다져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배현직 넷텐션 대표 imays@netten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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