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에서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스마트폰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뒤늦게 도입됐지만 한국에서의 스마트폰 열풍은 그야말로 뜨겁다. ‘스마트폰으로 하루를 시작하여 스마트폰으로 마감한다’는 소비자들이 많아질 정도로 스마트폰의 영향력은 강력해지고 있다.


요즘 지하철을 타면 20~40대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가 하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하거나 인터넷 서핑과 이메일, 정보검색을 하기도 한다. 이제 젊은 세대들은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업무를 수행하며, 사회적 관계도 형성하고 여가생활까지 누리고 있는 것이다. 도입한지 2년 만에 이미 스마트폰은 한국인들에게 생활의 일부로 깊숙이 침투해있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북미 지역의 게임 시장 구모는 영화 산업을 뛰어넘어 3배 이상 확대되었다. 거기에는 스마트폰 앱게임 시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닐슨(Nielsen)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1년 2분기에 한달 동안 조사한 결과 게임앱을 다운받은 사용자가 93%에 달해 앱카테고리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운로드가 아닌 사용실적면에서도 게임은 64%로 단연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1980년대 초반부터 15년 동안 아케이드 게임에서 콘솔 게임까지 전 세계 게임업계의 70%를 차지해왔던 일본은 15년이 지난 현재 세계 게임시장의 규모는 3배나 증가했지만, 일본의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은 30%로 줄어들어 게임 대국의 자리를 내주게 된 상황이다.

 

최근 이런 현상에 각성을 한 일본의 경제산업청은 연간 20억엔을 통해 게임, 애니메이션 등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일본의 경쟁우위 상품을 진흥하기 위한 국가전략을 수립하였다. 특히 일본은 상대적으로 한국에 뒤진 온라인 게임 단계를 건너뛰어 곧바로 스마트폰 게임으로 눈을 돌리고자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가? 온라인 게임에만 집중해 있던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게임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까지 글로벌 앱스토어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지는 못하다. 게다가 제도적으로도 사전 심의 등의 문제에 걸려 아이폰 앱스토어 게임 카테고리가 국내에서만 차단됐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새롭게 열리는 시장으로 온라인 게임과 마찬가지로 선점 효과가 매우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리가 집중해온 온라인 게임과 더불어 새로운 게임 시장의 도래에 준비하고 시도해봐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년부터 민간에서 소수 리더들의 주도로 ‘소셜 게임 & 스타트업 쇼케이스’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행사는 출발 단계에 있는 소셜 게임 프로젝트 및 관련 기업, 창업 예정자가 게임 산업 커뮤니티에 자신들의 게임과 회사를 소개하는 자리를 만든 것으로 창업자, 개발자, 퍼블리셔, 벤처 캐피탈 및 엔젤 투자자들이 함께 상생하는 소셜 게임 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올해로 두 번째 개최된 이 행사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정부에서도 이런 행사를 벤치마킹하여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셜 게임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다양한 정책과 지원제도를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 산업계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예측하고,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벤처 캐피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스타트업 기업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손쉽게 게임을 개발하고 오픈마켓에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민간과 정부와의 조화로운 노력을 바탕으로 한국이 머지않아 온라인 게임과 스마트폰 게임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윤형섭 게임학 박사 quesera2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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