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메이저들의 운신을 둘러싼 업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임계 뿐 아니라 학계 그리고 정부쪽의 시선도 그다지 곱지 않다. 특히 정부쪽에서는 게임 메이저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뭔가 착각 속에 지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까지 제기하고 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게임이 킬러 콘텐츠로써 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또 결코 적다할 수 없는 달러를 벌어 들이고 있다 하니까 마치 자신들이 뭐가 된 듯 거들먹 대고 있다”면서 “안타깝지만 그 것은 대단한 착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오히려 게임 때문에 말과 탈이 생겨나고, 수출 실적을 내 보이며 게임계가 이렇게 잘하고 있다고 자랑해도 거들어 주는 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타부처 사람들은 달러, 그 거 안 벌어도 좋으니까 제발 말썽만 피우지 말라는 주문을 더 많이 한다고 했다. 이같은 정부쪽 분위기를 종합해 보면 게임계를 미운 오리 새끼 정도로도 평가하지 않는 것 같다.


 솔직히 이런 얘기를 접하다 보면 속상하다 못해 속이 뒤집힌다.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은 거라곤 겨우 정보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깔아 놓은 인터넷망 뿐인데, 질책은 하루가 멀다 할 정도로 듣고 있고 정부와 사회로부터 들려오는 산업 전사로서의 역사적 평가는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게임계가 도대체 어떻게 하다가 이 지경에 처하게 됐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게임계의 맏형이라고 하는 메이저들이 제 몫을 제대로 못하고 있거나 처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사회 전반에 걸친 반 게임계 정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게임계 내부에서 조차 게임계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다 메이저들에 대한 냉소적 분위기는 아주 우려할 수준이다.


  중소 게임업체의 한 대표는 “게임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평가는 일부 얼빠진 메이저들의 자사 이기주의와 나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나홀로 드라이브 정책’으로 인해 빚어진 결과”라며 몇몇 메이저들의 행태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메이저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게임계의 목소리가 되고 행동 잣대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부 메이저의 경우 사안의 경중도 못가릴 뿐 아니라 그런 움직임에 대해 무신경하다 할 정도”라며 한심스러워 했다.


 정부쪽 지적도 엇 비슷했다. 한 관계자는 “게임 메이저라고 불리는 업체들이 한해 벌어들이는 영업 이익과 순익을 보면 경쟁 업종인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을 능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거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면서 “그런데 이들이 사회기부 및 사회 환원을 위해 쓴 돈을 보면 한심하다기 보다는 부끄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그렇다고 이들이 선순환 구조를 돕기 위해 중소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기업인수합병(M&A) 에나 돈을 쓰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렇다 보니 반게임계의 정서가 팽배해 지고 게임계가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그랬다.


 인터넷 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게임계의 한 CEO는 “최근 게임계 동향과 분위기를 살펴보면 우려되는 두가지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 한가지는 게임계 내의 분열 현상이고 또 한가지는 게임계에 대한 사회의 반정서”라고 했다.


 그는 이에대한 해결책으로 메이저들이 안팎으로 함께 나누려는 노력과 이에 대한 진정성을 표시하는 길 밖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즉, 메이저들에 대한 기업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게임업체들이 적지않고 메이저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면서 약점을 잡아 내려는 시민단체가 존재 하는 한 메이저들이 먼저 가슴을 열어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메이저들의 현실 인식 수준인데, 안타깝게도 동상이몽이거나 현실과는 너무 큰 격차를 보여 주고 있다. 이를테면 사회로부터의 시선을 의식해 한쪽은 같이 해 보자 하는데 다른 한쪽은 너나 잘 해라는 것이고, 또 한쪽에서 서로 나누자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난 없어요 하는 식이다. 게임계에선 그래서 빅 브라더인 엔씨소프트 NHN  넥슨 네오위즈 등 4N이 한우산 아래 모여 힘을 발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넥슨 네오위즈의 경우 그동안의 성향대로 다른 2N과 함께 공동 보조를 취하기 보다는 독자적 행보를 보일 개연성이 커 빅브라더들의 역할은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


  굳이 여기서 맏형론이나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한 경주 최부자집의 사례를 언급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산업 질서에 대한 안팎의 책임은 메이저들에 있고, 이들이 게임계의 짐을 져야함은 마땅하다는 것이다.


  게임계를 들여다보면 너무 헐벗어 있다. 반게임계 정서에다 내부의 굶주림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그 결과는 눈을 감고 봐도 뻔하다. 그럼에도 현실을 외면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덮어버릴 셈인가. 이런 현실과 당면 과제들을 외면하니까 메이저들이 쌓은 치적과 성과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역사에 묻히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럼에도 그냥 나홀로 갈 것인가. 

 

[더게임스 모인 편집국장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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