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규 의원, 총체적 난국에 우려 표명…정부·업계 공동 타개책 마련 절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이 ‘e스포츠 산업이 총제적으로 위기에 빠졌다’며 대책을 촉구하는 등 이슈로 부각됐다.
강 의원은 이날 발표한 자료를 통해 “e스포츠계는 프로게임팀의 급격한 해체에 따른 대회 축소는 물론 게임전문 방송국의 몰락 및 폐업, 아마추어 및 국산종목의 정체 등으로 인해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e스포츠 산업의 위기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국정감사를 통해 e스포츠의 위기를 거론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정치권과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 의원은 “우선 프로게임팀은 SK텔레콤 및 KT, CJ 등 대기업에 이어 공군팀 창단 등으로 지난 2007년에는 12개까지 늘어났지만, 지난 8월부터 위메이드를 시작으로 화승과 MBC게임까지 사실상 팀 운영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7개로 축소된 상황에서 프로리그의 존폐가 위협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e스포츠계의 위기상황 속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e스포프계는 프로게임단 뿐만 아니라 게임방송 채널도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01년 개국한 케이블방송 MBC게임은 이미 이번 달부터 신규 프로그램 및 대회 제작을 중단하고 재방송을 송출하는 등 사실상 채널 전환 수순을 밟고 있다. 온게임넷 역시 게임전문으로는 채널 유지가 어려워 중장기적으로 채널 전환 및 이종 콘텐츠 확대를 모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e스포츠의 근간인 게임 방송국의 축소로 프로리그 역시 축소는 물론 존폐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대회 또한 지지부진하다. 문화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대통령배 전국 e스포츠대회’ 역시 몇 년째 정체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그간 국내 e스포츠의 핵심 종목이었던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국산 게임종목 역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고, 게임기업의 개별적인 프로모션 수준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강 의원은 “한때 프로야구의 인기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던 e스포츠의 이 같은 몰락은 관계자 및 정부 등 전문성 부족과 노력 및 의지 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의 말처럼 지난 몇 년간 국 내e스포츠의 정체 시기가 점점 길어지면서 올해 파국을 맞게 됐다는 지적이 많다.


‘스타크래프트’로 e스포츠를 붐업시켰으나 이에 따른 후속 대안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카트라이더’, ‘스페셜포스’, ‘던전앤파이터’ 등 국산 e스포츠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흥행 실패의 이유는 간단하다. e스포츠협회와 게임방송사는 ‘하는 게임’과 ‘보는 게임’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게임의 오묘한 상성과 빌드의 엇갈림에 따른 경기 양상 및 물고 물리는 캐릭터의 조합이 주는 e스포츠의 재미를 FPS와 레이싱게임으로 찾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문호준 등 스타 선수를 발굴하려고 노력했지만 태생적인 ‘보는 게임의 재미가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또 문화부와 콘텐츠진흥원의 책임도 크다고 보고 있다. 연간 1회에 그치는 전국아마추어e스포츠대회로는 e스포츠의 분위기 상승과 저변확대에 기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턱없이 부족한 아마추어리그로 프로선수수급에도 차질을 가져왔고 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가 지적재산권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일 때도 적절하게 중재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국내 e스포츠팬들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드려는 시도와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강 의원의 말처럼 이제라도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화부와 콘텐츠진흥원은 국내 대형 게임회사와 연계해서 e스포츠에 적합한 게임을 만들고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스타크래프트2’가 ‘스타크래프트’를 대신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지재권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회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은퇴 후 미래를 찾기 어려운 e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동종업계에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점인 ‘스타크래프트’의 의존도를 줄이고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e스포츠 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스포츠 문제와 관련 문화부에서도 심각성을 인식,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화부 고위 관계자는 “e스포츠 산업이 크게 위축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e스포츠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만큼 활성화 방안을 마련키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밝혔다.

 

[더게임스 최승호 기자 midas@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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