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자신


2004년 샨다에 입사 게임과 인연…이달 퍼즐 작품으로 시장공략 채비

 

온라인게임업체들이 모바일게임 개발을 전담할 자회사 설립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액토즈소프트에서도 최근 모바일게임 자회사를 설립했다.


플레이파이게임즈란 이름의 이 회사는 액토즈소프트에서 경영담당 이사였던 허국철 대표가 맡게 됐다. 허 대표는 이 회사를 스튜디오 규모에서 향후 모바일 비즈니스까지 사업영역을 넓혀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플레이파이게임즈라는 이름은 즐기다의 플레이(Play)와 애플파이의 파이(Pie)가 결합된 것으로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기는 간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애플파이 같은 게임을 만들자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허국철 대표는 중국인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조선족 출신 경영인이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게임에 관심을 갖게 된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줬다. “1998년 즘 일인데요,  북경대에 다니는 친구에게 놀러갔다가 함께 PC방을 가게 됐어요. 그전까지 게임을 많이 접해 보지 않아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날 여러 게임을 하며 밤을 세웠습니다. 하룻밤 만에 게임의 재미에 완전히 빠진거지요. 하하.”


# 창의력?아이디어가 경쟁력


 허 대표는 이달 초 첫 작품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첫 작품의 장르는 퍼즐이다. 그는 스마트폰의 휴대성을 살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이며 회사의 인지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그는 “단적인 예를 들면 스마트폰은 화장실에서 즐기는 플랫폼”이라며 “스마트폰 특성을 살린 단순한 작품으로 인지도를 먼저 쌓은 후 고퀄리티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게임 인지도로 SNS 기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며 “그런 점에서 아케이드, 퍼즐 등 가벼운 작품으로 유저풀을 넓히는 일이 먼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스마트폰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후발주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실험적인 온라인게임을 여러 개 만들어 봤기 때문에 창의력, 아이디어 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 샨다라는 모기업이 뒤에서 도와주고 있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스마트폰 MMORPG도 꼭 개척해야할 장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존 ‘A3’, ‘천년’ 등을 개발하며 쌓은 노하우도 있기 때문에 더욱 욕심나는 장르라는 것이다. ‘라테일’을 만들며 얻은 2D그래픽 노하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라고 허 대표는 말했다. 그는 “2D의 평면적인 그래픽이 터치 인터페이스에서 더 유리하다”며 “‘라테일’의 경험을 적극 활용해 스마트폰의 특성을 살린 양질의 2D게임을 먼저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레이파이게임즈를 출범하게 된 과정에 대해 허 대표는 지난 6월 초부터 본격적인 분사 과정을 시작했으며 8월 중순 최종 분사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 회사는 개발인력과 함께 마케팅, 서비스팀 등 20여명의 직원을 갖추고 있다. 허 대표는 “게임 자체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노출시킬 수 있는 마케팅 역시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 세계적 업체로 성장이 목표


 그는 모회사인 액토즈소프트의 온라인게임을 모바일로 컨버전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협력사에서 ‘라테일’ 스마트폰 컨버전작을 만들고 있습니다. 조만간 출시될 예정인데 우리 플레이파이 역시 ‘오즈 페스티벌’을 컨버전할 계획입니다.”


이 작품은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를 가진 온라인게임으로 OBT 이후 부득이한 사정으로 서비스가 중단됐던 작품이다. 허 대표는‘오즈 페스티벌’의 옴니버스 형식이 스마트폰에 어울린다고 보고 컨버전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그는 이 밖에 던전플레이 같은 온라인게임 일부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게 하는 작품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대학에 다닐 때 게임의 매력을 강하게 느꼈지만 처음부터 게임업계에 몸 담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졸업과 함께 LG전자 중국 천진공장에 입사해 백색 가전 기획팀으로 일했다. 그는 가전제품 기획을 하면서도 출시되는 게임을 눈여겨보는 등 게임에 대한 관심은 계속 이어갔다. 그러던 중 90년대 말 세계적으로 IT붐이 일어나며 각종 IT관련 회사들이 많이 생겨나자 그는 인터넷 장비와 콘텐츠 사업을 함께 하는 회사로 둥지를 옮겼다.


# 메이플?아크로드 중국 퍼블리싱 


 “IT붐과 함께 새로운 시장인 IT업계로 회사를 옮겼어요. 상하이 로톤에서 기획 일을 한창 하고 있을 2004년 친구의 소개로 샨다로 자리를 옮기게 됐고, 본격적으로 게임 퍼블리싱에 나서게 된 겁니다.”


 그는 중국에 들어온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이 신종 비즈니스 모델로 인식됐다고 말했다. 샨다의 ‘천년’, ‘미르의 전설’등이 중국에서 크게 성공하며 텐센트 같은 기업들이 게임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샨다에서 ‘메이플스토리’, ‘아크로드’ 등 대작들을 퍼블리싱 했다. 그는 “중국에서 많은 작품들을 퍼블리싱 하다보니 게임에 대한 눈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중국 샨다에서 근무한지 3년 후 지난 2007년  샨다에 인수된 액토즈소프트에 발령이 난다. 그렇게 한국 게임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허 대표는 액토즈소프트에서 경영이사를 맡으며 ‘엑스업’, ‘와일드 플레닛’ 등 다소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며 남다른 창의성을 보여줬다.


 허 대표에게 새로운 사업체의 대표를 맡게된 소감을 묻자 그는 “영광이다”며 짤막하게 답한 뒤 “기획을 해 오면서 항상 트렌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고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아이폰 게임을 해보며 시장이 매우 커질 것이란 걸 직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 태블릿PC는 일반 생활에 밀접하게 관계돼있다”며 “이런 용도는 게임 산업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이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라는 것이다.


 모기업인 샨다는 모바일게임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고 물으니 허 대표는 샨다는 지난 2009년부터 모바일게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샨다는 자체적으로도 모바일게임 서비스, 제품 팀을 따로 가지고 있다”며 “중국에 있는 샨다 자회사인 샨다게임즈, SDO가 모바일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샨다는 외부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도 함께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샨다는 지난 2010년 미국 플래시게임 서비스사인 모치미디어를 인수하며 모바일 사업에 발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허 대표는 한국 시장을 스마트폰게임 산업의 시험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은 온라인, 모바일 인터넷이 크게 발전한 나라인데 유심히 살펴보면 콘텐츠가 그 중심에 있었다”며 “새롭게 시작된 스마트폰게임 시장도 이와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다양한 로컬마켓을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시장”이라며 “삼성, LG 등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과 T스토어, 올레마켓 등 잘 갖춰진 로컬 시장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경영 철학으로 타 업체와 함께 상생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스마트폰 등 게임을 할 수 있는 루트가 점점 다양해지는 시점에서 여러 가지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생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커뮤니티 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내 로컬마켓 형성이 잘 돼있기는 하지만 작품 노출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마케팅의 다각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허 대표는 마지막 포부에 대해 “꿈은 항상 크게 갖고 가고 실행할 땐 침착하게 진행한다가 모토”라며 “3년 사이에 글로벌 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더게임스 고수홍 기자 zakash@thegames.co.kr]
[김은진 기자 = dreams99@nate.com]

 

* 프로필
1998. LG전자 천진공장 기획관리팀 근무
1999. 상하이 로톤 테크놀로지 기획팀 팀장
2004. 샨다 해외사업한국부 총괄
2008. 액토즈소프트 경영전략팀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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