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미국 LA에서 개최된 E3 한편에서는 미국 게임물 등급분류기관인 ESRB(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가 주최한 세계 게임물 등급분류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가 개최됐다.

 

이 회의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소셜게임과 앱스토어 게임 등의 등급분류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세계 등급기관이 모여 단일 주제로 회의를 한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며, 세계 각 기관들이 소셜게임과 앱스토어 게임의 등급분류 문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최근 급증하는 소셜게임과 앱스토어 게임물은 한 국가에서 전세계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글로벌 서비스 게임물은 과거 PC게임과 콘솔 게임 등 지역거점으로 유통되는 게임물을 등급분류 대상으로 삼던 현재의 등급분류제도로 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이들 게임물은 비교적 용량이 작고, 단순한 게임들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개인이 제작하기 때문에 PC, 콘솔의 대형 게임과 사업자를 등급분류 대상으로 하고 있는 현행 등급분류제도 적용에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현재 앱스토어 게임물에 대해 자율등급분류할 수 있도록 게임법을 개정해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자율등급분류할 수 있도록 권한을 업계에 이양한다하더라도 여전히 해외 사업자에 대한 국내법의 실효성에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앱스토어 게임물 외에 글로벌 서비스되는 웹게임 및 소셜 PC게임 등 다른 플랫폼의 게임물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백이 발생한다.


미국 ESRB는 이러한 글로벌 서비스 게임물의 등급분류 해결방안으로 등급분류기준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했다. 전세계 단일 체제의 등급분류체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모든 게임 플랫폼 전영역에서 글로벌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 국가별 등급분류제도의 개별 적용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 ESRB가 제시한 의견은 일견 타당하고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 다만 글로벌 스탠다드를 어느 나라가 주도할 것인가가 앞으로 남은 문제이며, 앞으로 각 국가별 등급기관간 팽팽한 주도권 싸움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게임물에 대한 전문적인 독립 법률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이다. 또 등급위원회는 게임물 등급 분류와 사후관리 등에 있어 독보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다. 특히 다른 나라에서는 등급분류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온라인 게임물의 등급분류에서 독보적인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등급분류기관에서는 우리나라의 게임물 등급분류제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태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등급위원회에 직원을 상주시키며 우리나라의 등급분류제도를 배워가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스탠다드 추진의 구심점이 되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해야 한다. 또 해외 정책기관과의 긴밀한 정보교류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기적 국제 세미나 개최, 인적교류 등이 필요하다. 정부와 업계의 협조가 이뤄진다면 온라인게임뿐만 아니라 등급분류 정책도 수출해 명실 공히 게임 강국으로써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정책지원부 이종배 실무관 skidmark@gr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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