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적으로 온라인 게임은 놀이이며, 문화이다. 문화에 대한 니즈는 시대를 관통하여 일관되는 것이 존재함과 동시에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것이 존재한다. 게임에 있어서 전제는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럼 변해가는 니즈는 무엇이며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이 질문 속에 온라인 게임 시장이 어디쯤 왔을까 하는 의문의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닐까.


 온라인 게임이라는 문화 콘텐츠에 대한 니즈의 변화는 그것을 즐기는 이들의 경험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90년대의 30대와 지금의 30대는 같은 30대라도 확연히 다른 경험을 하고 자라왔다.

 

다른 사회적 분위기에서 자라왔으며, 게임에 대한 경험도 다르고 음악, 그림, 영화 및 대부분의 문화 콘텐츠에서 받은 영향도 다르다. 10년 전 20대였던 이들과 현재 30대인 이들 역시 다르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그들이 겪은 경험이 그들을 다른 요구를 가진 다른 세그먼트가 되게 한 것이다.


이러한 니즈의 변화를 현재 나오고 있는 온라인 게임들이 어떻게 파악하고, 반영하는지를 되돌아 보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왜 성숙기처럼 보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상용화 온라인 게임이 태동된 이후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 게임이 출시되었고, 흥망성쇠 속에 현재 MMORPG, MORPG, FPS 등이 우세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2011년 수많은 RPG, FPS들이 더 엄청난 제작비와 거대한 스케일, 화려한 그래픽 등을 내세우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더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그래픽은 기존의 동일 장르 게임을 경험하며 역치가 높아져 버린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상당히 유효한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동일한 게임 시스템이 주는 경험(재미)의 다양성의 폭에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가 더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그래픽으로 중무장한 신규 온라인 게임이 아닌 오픈한 지 5년, 10년이 되는 장수 온라인 게임에 머무르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것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성숙기로 보이게 하는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원래의 질문인 ‘그럼 과연 현재 국내 온라인 시장은 어디까지 왔을까?’로 돌아가 보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위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어 있다. 현재 나오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은 성숙기에 이미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제품이 속해 있는 장르는 아직 성장기이며, 온라인 게임 전체 시장은 도입기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본다.


재미란 결국 감정의 흐름이다. 니즈의 변화는 원하는 감정과 그 감정을 얻기 위해 겪고 싶은 경험이 다양해졌음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이 전달해준 재미(감정)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니즈를 지닌 이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수식어만 붙여서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바로 이점에 새로운 신화의 가능성이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김택승 엔크루엔터테인먼트 대표 taekseung.kim@ncrew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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