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서울 귀퉁이에 파스타, 스테이크,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을 만든 적이 있었다. 그나마 지금은 이탈리아 요리가 대중화되고 관련 요리 인력의 수급도 원활하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중식, 일식, 한식 외에 양식이라는 카테고리에는 전통적인 돈까스와 함박스테이크, 크림스프를 파는 경양식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작한지 갓 3년에 접어든 소셜네트워크 게임회사인 선데이토즈에서 필자가 하는 일이란 게임 개발을 제외한 모든 일이다. 재무뿐만 아니라 인사, 마케팅 전략과 관련한 모든 것을 짚어보고 있다. 최근 상반기 정기 채용을 진행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회사에 지원해서 놀랐다. 하지만 정작 그 중에서 채용되거나 면접을 진행할 예정인 사람은 다소 제한적이었다. 왜일까?


앞서 얘기를 꺼낸 파스타집을 수십년 전 초창기에 차렸다고 생각해 보자. 사장의 입장에서 같이 일할 요리사를 찾는다면 유학파나 큰 레스토랑 출신에 마음이 간다. 그러나 아무리 대형 레스토랑 출신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이 얼마만큼 파스타 요리에 대한 고민과 도전을 하고 있는지가 사람을 뽑을 때 가장 큰 주안점이 될 것이다.

 

칼국수와 중국식 면 요리를 좋아하고 잘하는 요리사가 파스타집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당연히 초창기라 잘 모른다 할지라도 최소한 직접 제대로 도전해보고자 하는 사람을 뽑아야 할 것이다.


소셜네트워크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게임 산업 내에서는 정말 신생인 데다가, 얼핏 봐서는 외형상 기존 캐주얼 게임과는 특별하게 차이나 보이지도 않는다. 다만, 실제로 그 분야의 카테고리를 나누는 무언가는 분명히 있기에 다소 다르게 분류된다. 애석하게도 지원자 중에서는 이 ‘소셜’이라는 요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깊은 생각을 가지고 지원한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신생 업체에서 같이 일할 사람을 가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이 분야에 진심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에 페이스북 사용자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고, 미국에서는 막대한 투자를 받는 ‘페이스북’과 ‘징가’ 같은 대형 소셜네트워크 게임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게임이라면 대형 퍼블리셔나 패키지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던 게임 콘텐츠가 이제는 소셜네트워크를 타고 빛의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불과 20~30년 전 패키지 시장에, 십여 년 전 온라인 게임에 도전했던 사람들 가운데는 이제 한국 게임업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선배들도 꽤 많다. 소셜네트워크 게임산업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갖고 함께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허양일 선데이토즈 경영전략팀 팀장 yann@sundayto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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