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토크쇼 호스트 코넌 오브라이언은 “앵그리 버드는 핀란드인이 인류에 기여한 가장 큰 공헌”이라는 농담을 할 정로도 이 작품의 영향력을 치켜세웠다. 그 핀란드 개발사 로비오가 최근 4200만 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회사의 방향을 모바일 회사에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회사로 확장했다는 소식 역시 전해졌다. 연말에는 20세기 폭스에서 애니메이션도 만든다.


참 부러운 뉴스이고 ‘캐릭터성 있는 모바일 게임 하나로 대박을 냈구나’ 하는 단순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이면을 보니 2003년부터 51편의 모바일 게임을 EA, 노키아 등 타 메이저 업체의 하청으로 조용히 만들고 있었던 회사였다. 앵그리 버드를 만든 팀이 이 모든 제품들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스튜디오의 역량이 그만큼 쌓였고, 그 노하우가 표출된 것이란 말씀이다. 소위, 내공을 쌓은 준비된 업체였다.


블리자드 역시 초기 다른 업체의 이름으로 자신들의 게임을 발매하였고, 그 과정에서 시스템과 개발력을 쌓을 수 있었다. 내수 시장이 매우 미미한 호주 역시 메이저 개발사들의 개발 스튜디오가 모두 자리를 잡고,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게임들을 만들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도 미국 등의 애니메이션 하청 기지로 내공을 쌓아 지금은 ‘뽀로로’ 등 세계 속에서 히트하는 작품들을 낼 정도로 메이저 플레이어가 되었다.


우리 업계는 모두 대박을 향해 뛴다. 게임은 도박산업과 같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산업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 산업 역시 한 우물에 집중한 자들이 그 달콤한 열매를 따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소셜미디어, 소셜게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그 분야에 대한 많은 도전이 진행 중에 있다. 동양온라인도 ‘풋볼라이프’를 시작으로 페이스북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다.

 

페이스북 게임 메이커들 중 현재 자리를 잡은 업체들의 공통점이 있다. 나름대로 잘하는 장르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그 깊이와 완성도를 향상시켰다는 점이다. 이런 장르도 하면 될 것 같고, 저런 장르도 새로이 도전해보고 싶어 폭을 넓히면, “이것저것 다 해요”라는 말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선두가 될 수 없고, 결국 잊혀지는 것이 현실이다.


페이스북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매 순간 느끼고 있다. 개발사에 대한 지원이나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며, 서드파티로의 파트너 의식도 희박하다. 그리고 영어이며, 어쩌다 점심시간에 그쪽 직원과 마주쳐 이야기를 나누며 커뮤니케이션을 할 기회도 없다.

 

그래도 세계를 아우르는 대표 플랫폼이기에 배워보자는 자세로 도전하고 있다. 한 걸음에 앞서갈 수 있다는 자세가 아닌, 긴 호흡을 가지고 멀리 내다보며 ‘멈추지 않는 자가 승리한다’는 마음가짐과 준비로 도전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 개발사들에게 더 많은 격려와 관심, 그리고 계속 도전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이 정착되길 희망해본다.

 

[김승규 동양온라인 글로벌퍼블리싱팀장 sean@ty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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