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영원한 1등은 없었다. 로마제국이 몰락하고, 영원한 강자로 보였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고 있듯이 게임산업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때 위대했던 게임들이 추락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징조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조기에 그 원인을 발견해 치료하거나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잘 나가는 게임들이 서서히 쇠락하는 과정을 지켜보면 공통적인 패턴을 보인다. 그중 새롭게 서비스될 게임들이 라이프사이클을 증가시키기 위해 ‘쇠락’의 조짐을 조기에 감지하거나 개발단계에서 반영해야 하는 중요한 두가지에 대해 말해보겠다.


첫 번째로 ‘자만하지 말자’다. 게임이 초기에 성공을 하게 되면 기업들은 성공에 도취하게 된다. 그러나 바로 이 시점부터 이미 게임은 점점 퇴보하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파울루 코엘료의 ‘연금술사’엔 이런 한 구절이 있다.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


성공에는 전략도 중요하지만 운이나 호의적인 주변환경도 크게 작용한다. 초반에 잘 나가는 게임이 유료화의 실패를 맛보는 경우도 많고, 유저의 의견을 무시한 무리한 업데이트 강행으로 쇠락하는 경우도 많다.


두 번째는 ‘위험무시’다. 게임을 서비스하다 보면 서서히 위험신호들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외부에서 볼 때는 여전히 건재한 게임으로 보인다. 그래서 많은 담당자들이 이런 위험신호를 ‘일시적인 것’이라 생각하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대 29대 300’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1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미 그 전에 유사한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있었고, 그 주변에서는 300번의 이상징후가 감지되었다는 법칙이다. 게임의 경우 이 법칙이 매우 빈번히 발생한다.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귀를 열어야 한다. 고객들이 아무리 위험신호를 보내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에이, 아직은 괜찮아’, ‘아직 우리가 1등인데’ 라는 위험무시는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실제 많은 게임에서 대형악재의 조짐은 유저들의 커뮤니티 또는 고객문의를 통해 ‘뭔가 이상하다’라는 내용이 며칠 전부터 발견되기 시작한다.


이와 함께 개발단계부터 철저한 테스트와 사용성 테스트 등의 단계별 적용을 통해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게임회사는 개발과정에서 자만심을 배제할 수 있는 검증시스템과 유저의 접근성과 편의성, 재미요소에 대한 검증과정이 필요하다. 위험신호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데이터마이닝 분석과 유저의견을 누락하지 않고 결정권자까지 알 수 있는 공유시스템도 필수다.


‘상품으로써 가치가 있는 게임’을 만들어서 소비자들이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1등 자격이 있는 작품이다.

 

[신용수 윈디소프트 게임사업팀 실장 ysshin@windysof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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