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프리미엄 섹션 전문지를 표방하며 지난 2004년 3월 창간한 더게임스가 9일자로 창간 일곱돌을 맞았다. 더게임스의 지난 7년간 대한민국 게임산업은 엄청난 변화의 연속이었다. 당시만 해도 게임산업은 먼 미래의 ‘성장엔진’ 쯤으로 인식됐지만, 7년이 지난 지금 디지털 문화 콘텐츠산업의 총아로 자리매김했다. 해마다 수 십억달러의 해외 로열티를 벌어들이면서 ‘수출역군’이며 우리 경제의 무시 못할 성장동력이 됐다.


더게임스 창간 당시만 해도 국내 게임산업 규모는 3조원에 좀 못 미쳤다. 2003년말 기준으로 산업규모는 총 3조9387억원이었지만, 이중 약 1조원은 사행성 오락장 매출이다. 그러나, 이제 게임산업 규모는 7조원을 훌쩍 넘는 매머드산업으로 부상했다. 세계 6~7위권이었던 국가 순위가 어느새 3위자리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온라인 게임은 북미,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 세계 곳곳을 누비는 일류상품으로 떠올랐다. 최근엔 게임본고장인 북미·유럽서도 한국게임 돌풍이 거세다.


2003년말 1억8000여만달러였던 게임 수출은 지난해 20억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껑충 뛰었다. 7년새 무려 6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무역흑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추세다. 게임기업수만도 줄잡아 4000곳이 넘으며 고용 인력수도 5만명에 달한다. 엔씨소프트, 한빛소프트, NHN, 네오위즈, 소프트맥스 등 2004년만 해도 너댓곳에 불과했던 상장기업 수가 이젠 20여개사를 넘는다. 업계 1위인 넥슨의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할 지경이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더욱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7년전만해도 라그나로크ㆍ리니지ㆍ미르의전설2 등 몇몇 작품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지금은 세계 구석구석까지 한국게임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거대 시장 중국에선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가 인기 1, 2위를 다툴 정도다. 드라마나 음악, 영화 못지 않은 게임 한류(韓流) 열풍이 상상을 초월한다.


게임으로 인한 지난 7년간 문화적 변화도 상상 이상이다. 10~2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게임은 영화·음악·드라마·애니 못지않은 주류 문화로 인식된다. 아이온·테라·서든어택 같은 빅히트 게임은 막대한 유저풀을 확보하며 강력한 문화적 파급력을 낸다. 게임을 이용한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종목까지 채택되리라 누가 상상했겠는가. e스포츠의 정식 체육화를 위한 대한체육회 가맹 작업도 가속도가 붙었다.


이처럼 상전벽해(桑田碧海) 사자성어가 실감날 정도로 게임과 게임산업은 지난 7년 사이에 놀라운 속도로 성장과 변화를 거듭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몇 가지 안타까운 점은 있다. 우선 게임이 우리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하류문화’란 인식이 팽배하다. 믿기 싫은 사실이다. 엄청난 외화를 벌어들이는 ‘달러박스’인데도 수출규모가 20분의 1에 불과한 영화에 비해 폄하되고 있다.


청소년들의 대표적인 놀이문화임에도 ‘게이머=게임중독자’란 기성세대들의 편견이 여전히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한쪽에선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이라며 추켜세우는데, 다른 한쪽에선 게임은 청소년 정신 건강을 해치는 백해무익한 것이라며 규제의 칼날을 세운다. ‘실용정부’ ‘경제살리기’를 기치로 내걸고 정권을 잡은 현 정부가 세계 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강제 셧다운제를 도입하려는 것도 이같은 편견과 선입견의 소산물이다.


방법은 하나 뿐이다. 게임과 게임산업이 제대로 대우를 받고, 게임인들이 떳떳하게 사업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려면 게임인들 스스로 성숙한 산업마인드로 재무장하는 길 뿐이다. 업계 종사자들이 보다 성숙해야 사회의 인식이 바뀌고 맹목적 편견을 해소할 수 있다는 짤막한 진리를 잊어선 곤란하다. 이를 위해선 게임인들의 ‘동업자정신’이 절실하다. “나만 잘살면 그만”이란 생각으론 인식을 바꾸기 어렵다.


당장의 실익은 부족하더라도 건강한 게임문화를 조성해야 산업의 외연(外延)이 넓어지고, 기업이 잘 살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된다. 그래서 더게임스는 앞으로 올바른 게임문화상의 정립과 이를 통한 산업의 인식전환과 저변확대, 그리고 사회 전반의 여전히 팽배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를 위해 더욱 정진(精進)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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