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문화라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게임이 산업의 일부라는 것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산업이면서도 문화가 직접적으로 만나는 경우가 있었는가 생각해 본다면 최근에 나타난 오픈마켓시장을 빼고 나면 특별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이제까지 특정한 게임을 좋아하는 소비자라고 해도 실제로 그 게임의 개발자를 만나서 교류하기 보다는 유통사를 통해서 교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나 게임에 대한 의견을 서로 교류하는 행사 등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개발자에게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구매하는 적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개발사, 유통사, 소비자가 서로 교류해 왔지만, 산업적인 측면에서 교류해온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즉, 산업적 측면에서 게임시장은 개발자와 유통사 그리고 소비자가 분리되는 하나의 독립된 시장이 서로 연결되어 운영됐다고 봐도 될 것이며, 개발자와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교류를 한 적도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개발자의 윤리와 유통사의 윤리 그리고 소비자의 윤리는 별개의 것으로 처리돼 왔으며, 특정한 부분에 있어 윤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더라도 그것이 사회적으로 불러일으키는 파장은 크지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오픈마켓시장은 개발자와 소비자를 구별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며, 누구나 아무런 꺼리낌 없이 직접적으로 개발자로부터 게임을 구입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런 경우 하나의 게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은 개발자나 소비자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라 게임산업 전반의 문제로 인식되거나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오픈마켓시장에 참여하는 한 사람이지만 한 사람이라는 개인으로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으며 그 한사람의 행동이 게임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로 시장이 형성되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보다 엄격하면서도 절제된 행동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개발자 윤리는 하나의 게임개발자라는 개인의 윤리가 아니라 게임회사라는 조직의 윤리라고 연관시켜 볼 수 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없었으며, 사회와 공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점으로 지적해 보려는 것은 바로 게임회사라는 조직이 아니라 그것이 개인인 경우에는 어떨까하는 점이다. 조직이라는 통제시스템이 사라져버리는 경우 게임 속에 나타나는 윤리는 한 개인의 윤리에 의해 지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은 윤리 이전에 창의성을 앞세울 가능성이 높다. 즉, 기존의 윤리라는 테두리에 얽매이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이나 창의성을 발휘하고자 자유로운 표현을 더 강조하고 이를 전면에 내세울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콘텐츠의 다양성, 독창성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개인이 제작하는 작품이 아이디어 위주로 이뤄진 단편적인 작품이다 보니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기보다는 아주 간단하면서 독특한 재미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즉, 아주 개인적인 문제나 흔히 말하는 엽기적인 장면을 부각시키는 게임들의 등장으로 인해 게임내용이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남녀간의 사랑의 문제를 키스라는 하나의 특정한 면만을 강조하여 다룬다거나 하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한 부분만을 강조해서 다루기 때문에 잘못된 시선을 제공하거나 문제를 인식하는 다양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오픈마켓 게임개발자들은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오픈마켓시장에 나온 게임 중에는 상당수가 이처럼 특정한 면만을 강조하다 보니, 엽기라고 할 정도로 선정성이나 폭력성, 사행성 등에 있어서 기존 게임과는 또 다른 문제가 대두되는 게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오픈마켓시장이 향후 산업적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자유로운 개인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기 위해서는 오픈마켓시장에 참여하는 유통사뿐만 아니라 개발자, 소비자 모두가 보다 성숙한 윤리의식에 기반하여 게임이 개발되고 유통되고 소비되는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창의성 발현이 게임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김창배 게임물등급위원 code235@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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