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사행성도 배출구가 필요하다
[데스크칼럼] 사행성도 배출구가 필요하다
  • 편집부
  • 승인 2010.11.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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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바다이야기’의 망령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한다. 얼마전 TV 뉴스를 통해 강남의 고급 오피스텔에 파고든 온라인 바다이야기가 적발된 사실이 보도됐다. 이들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고급 오피스텔을 얻어 이곳에 수십대의 PC를 설치한 후 온라인 바다이야기를 서비스하고 있었다.

이곳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미리 알고 있는 사람들만 드나들 수 있었다. 그래서 단속이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이와 비슷한 사례가 생각났다. 경찰이 불법 안마시술소 등 퇴폐업소를 단속하자 이들도 강남의 고급 오피스텔을 얻어 놓고 비밀리에 손님을 받아 영업을 해 왔다는 것이다. 성(性)과 도박이 마치 쌍둥이처럼 닮은 모습이다.

이 둘은 똑같이 풍선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양지에서 강력하게 단속을 하자 음지로 숨어들어 더욱 퇴폐적이고 더욱 사행성이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아무리 단속을 해도 사라지기는 커녕 더욱 치밀하고 대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인게임의 천국이라는 일본에서는 왜 우리나라처럼 음성적인 바다이야기 사태가 벌어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사행성에 대한 욕구를 합법적으로 풀 수 있는 장치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른바 파친코로 잘 알려진 일본의 성인게임은 도박이 아니면서 도박의 요소를 상당히 많이 갖고 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적당한 놀이로, 때로는 적당한 도박으로 이 파친코를 즐긴다.

일본에 이처럼 건전한 성인 게임물을 갖게 된 것은 그들의 양심이 우리보다 더 많아서 라기 보다는 법과 제도적으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도록 뒷받침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법의 테두리를 정해 놓고 그 안에서는 무엇을 해도 좋지만 일단 법을 어기면 가혹한 처벌을 내린다.

이러한 사례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한적한 도로서도 교통질서를 철저히 지킨다. 왜 그럴까. 그들의 시민의식이 높아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신호위반을 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이 엄청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예 알아서 교통신호를 지키는 것이다.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 생각해 보자. 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힘들여 가면서 음성적으로 도박장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보통사람들의 일반적 욕구인 사행성을 방출시킬 출구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내재돼 있는 사행성을 발산해야 하는데 정상적인 곳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더 깊은 곳으로 숨어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적당히 배출해 낼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전체적으로 도박이 금지돼 있다. 그래서 도박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라스베이거스 등 특정 지역으로 몰려든다. 이러한 장소를 제외하면 모든 주들이 도박을 금지하며 깨끗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렇게 배출할 수 있는 출구가 없다. 바다이야기 사태가 일어나기 전만 해도 우리나라 아케이드게임 산업은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었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의 활로를 찾고 있었다. 그런데 단 한번 바다이야기라는 복병을 만나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지금은 성인용 아케이드게임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게임 마저도 씨가 말라 버렸다. 게임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누려야할 행복추구권을 위해서도 성인용 게임시장의 숨통을 터줄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불법적으로 사행성을 조장하는 업자에 대해서는 다시는 재기할 수 없도록 엄한 벌을 내리는 대신 적당한 선에서 사행성의 욕구를 발산할 수 있는 배출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게임스 김병억 편집부국장 be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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