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게임산업과 관련해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과몰입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관련 전문가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게임의 과몰입 문제는 게임 자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가진 재미, 그리고 몰입감이 과몰입을 유발하는 요소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문제로 이어지는 과몰입 대상자들의 경우 단순히 게임이 문제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과몰입을 게임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게임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온라인 게임 업계가 그동안 제대로 된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도 한몫을 하겠지만 ‘게임은 나쁜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이 가장 주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게임의 나쁜 이미지는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이미 흔히 나온 이야기이긴 하지만 시리어스 게임에 답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시리어스 게임은 국내에서는 교육용 게임이 전부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그 종류가 상당합니다.

또한 게임 자체로 봐도 그 수준이 높습니다. 유명한 시리어스 게임인 ‘피스메이커’의 경우 그 작품성을 해외에서 인정받은바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혹은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돼 정치외교 활동을 수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현실 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듯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수많은 전문가들로 찬사를 받은 것은 물론 많은 유저들의 호평을 얻어냈습니다.

언뜻 보면 정치 시뮬레이션 게임 같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복잡미묘한 정치상황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세계 평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물론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없다는 평도 많지만 시뮬레이터로서의 가치는 인정받고 있습니다. 게임을 통해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민족간의 극한 대립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리어스 게임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결과물은 무엇인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오리무중입니다. 또한 게임업계에서도 이런 시리어스 게임에 대한 부분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얼마전 인터뷰를 가진 한 시리어스 게임 전문가는 게임업계가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익이 아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대작 MMORPG처럼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시리어스 게임을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한번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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