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더게임스가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게임 과몰입 대책과 관련해 셧다운제 도입이 과연 옳은 일인지 업계의 입장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물론 설문을 진행할 때부터 어느 정도는 이전에 게임업계가 주장했던 내용들이 주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도 이번 설문의 내용은 처음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처럼 막무가내식의 반대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사실 게임산업계는 과몰입 등 규제와 관련된 이슈가 나올 때마다 산업 발전의 저해, 창작 자유 보장 등 몇가지 논리를 내세워 맞서 왔습니다. 그리고 그 위기를 무사히 잘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이렇게 된 요인 중 하나는 게임산업계 스스로의 잘못에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항상 급성장하는 산업으로써 주목받았지만 한편으로는 과몰입 문제, 아이템 현금거래 문제 등으로 많은 잡음을 일으켰습니다.

이 부분에서 게임산업계는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존재한 이후 지속적으로 문제시됐던 부분입니다. 쉽게 말해 게임업체들이 생기고 나서, 즉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생긴 문제라는 것이지요.

분명 게임 과몰입 등의 문제가 게임업체의 잘못은 아닐 겁니다. 사회적인 현상에서 접근하는 것이 옳겠지요. 하지만 게임이라는 콘텐츠, 특히 온라인 게임의 경우 의지가 부족한 이들이 빠져들기 좋다는 사실도 솔직히 인정해야할 부분입니다.

또한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도 이제는 떳떳하게 밝혀야할 부분입니다. 언제까지 피하기만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계가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겁니다.

그래서 이번 설문 결과는 나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고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업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여전히 규제를 회피하려고 하는 입장이지만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됐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조금 더 일찍 스스로를 돌이켜 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입니다.

2∼3년 전부터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을 해왔더라면 지금처럼 아무것도 안 한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을 텐데요.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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