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수면학회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평일에 중학교 3학년은 6.6시간, 고1은 5.9시간, 고2는 5.6시간을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청소년 적정 수면 시간인 8~9시간에 한참 못 미친다. 초등학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구 지역 초등학생 3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수면 시간이 8시간 미만으로 만성수면 부족을 겪는 12세 어린이가 25%에 이르렀다. 10세의 수면은 8.52시간으로 스위스(9.9), 미국(9.4), 사우디아라비아(9.2), 홍콩(8.72) 등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짧았다. 초등학생의 적정 수면 시간은 9시간 반 정도다.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스트레스 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하고, 우울증과 당뇨병, 심장병 등의 발병이 늘어난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자정 이후에 잠자리에 드는 청소년은  밤 10시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학생들보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위험이 24% 더 높았다.

 

최근 4년(2005-2008) 강박장애 건강보험 진료환자 증가율은 40%였는데 그중 10대 청소년층 증가율은 58%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000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10대가 약 3000명이었다. 또한 학생정신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약 17%가 정서나 행동에 문제가 있으며 우울, 불안, 주의력 결핍장애 등 정서 행동 문제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면 왜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최근 입시경쟁에 따른 부모의 과잉통제와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 등 사회분위기와 환경적 요인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환경적 요인 중에는 심야 학습과 인터넷 게임사용이 가장 비중이 높았다.

 

2009년 인터넷 중독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9.3%, 중학생의 12.7%, 고등학생의 26.7%가 23시 이후에 인터넷을 주로 이용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이용자중 생각보다 오래 하게 되었다는 비율이 19.6%로 가장 높았으며, 생활이 불규칙하게 되었다는 일상생활 장애가 7.2%로 청소년에서 더 높은 비율로 일상생활장애가 나타났다.

 

국가에서는 청소년의 정상적인 성장과 건강을 위하여 심야출입 제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밤 10시가 넘으면 노래방, 찜질방, 비디오방, PC방, 청소년 게임장의 출입이 제한되며 밤 10시 이후의 학원 심야 교습도 조례로 금지한 곳도 여러곳 있다.

 

이러한 청소년의 심야 출입 제한에 노래방 업자가, 비디오방 업자가, 찜질방 업자가 장사 망하게 하는 조치라고 데모하는 경우는 본적이 없으며 학원들도 로비를 펼치기는 하나 심야교습금지를 대놓고 반대하지 못한다. 이는 밤 시간의 청소년의 수면이 그 어느 경제적인 목적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청소년의 게임 심야 접속을 제한하는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이 여성가족위를 통과하고도 아직 법사위 논의조차 거치지 못하고 있으며 오픈 마켓 게임의 심의 제외를 골자로한 게임법 개정안도 이번 임시 국회 회기에 법사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게임을 망하게 하는 조치라는 등 게임을 척살하려는 학부모 단체들의 극악스러운 작태라는 등 말도 많고 반발도 심하다. 하지만 노래방 업자도, 찜질방 업자도 모두 동의한 청소년 출입 제한 조치를 게임업자들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어서 게임업자들은 도대체 아이들도 안 키우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필자가 만나는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게임 시간을 줄이려고 했으나 줄일 수 없었으며 게임이 저절로 꺼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전체 이용가 게임은 만 12세 미만의 아동이 해도 좋다는 등급의 게임이며 주 이용연령층이 아동이다.

 

아동은 밤 12시가 아닌 밤 10시 이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하며 이는 그 게임을 이용하는 성인들도 아이들의 수준에 맞추어야 한다. 신장 120cm 이하가 타는 놀이공원의 놀이시설은 아동이 위험하지 않도록 속도가 제한되며 이 놀이시설을 타는 성인도 그 속도에 맞추어야 한다. 접속 제한이 이루어지는 게임은 이용자의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게임접속이 끊어져야 한다.

 

게임사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몇몇 어려운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영업활동이 사회적인 공적 책임감을 다할 때 비로소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 ibumo@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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