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말해 게임과 같은 콘텐츠를 업로드해서 수익을 올리는 이른바 ‘오픈마켓’의 등장으로 모바일 게임의 잠재적 시장이 무척 커졌어요. 게임법 상 사전심의 문제로 국내선 아직 게임 카테고리가 없어 시장 창출이 제한적이지만, 법개정안만 통과된다면, 시장이 엄청 커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죠. 오픈마켓이 부상하자 기존 피처폰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어요. 업계 추정치로는 작년에 비해 30% 이상 시장이 위축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찬찬히 들여다보면 피처폰 시장의 위축은 오픈마켓의 역풍 때문이 아니라 이통사들이 정액가입자 유치를 위해 작년에 도입한 완전자유존, 소위 ‘완자존’ 탓입니다. 한달에 1만원만내면 다양한 콘텐츠를 거의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죠. 유저 입장에선 비용이 적게 드니까 환영할만한 일이고 이통사 입장에선 고정적인 정액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으니 득이라고 생각할만 합니다.

 

하지만, 게임업체 입장에선 신작을 내놓아도 완자존 유저들이 다운을 받지 않아 매출이 안나와 죽을 맛이라네요. 이쯤되면 유저들에겐 ‘완자존’일 지 몰라도 게임업체엔 짜증나는 ‘완짜존’인 셈이죠. 게임업체 관계자들은 완자존 서비스 이후 모바일 시장이 갈수록 위축돼 이젠 신작을 내놓기 겁이 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이통사 입장에선 스마트폰 시장 공략과 자체 오픈마켓에 올인하다보니까 CP(콘텐츠프로바이더)들이야 어찌되든 말든 고객만 환영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건 정말 오산입니다. 스마트폰 인기가 폭발적이라고 야단법석이지만, 아직 국내 피처폰 시장의 채 3%도 안됩니다.

 

당장엔 완자존에서 고정적인 매출이 발생하니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CP들이 수지가 맞지않아 개발을 포기해 콘텐츠의 양과 질이 떨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이통사와 유저들에게 돌아갈게 뻔합니다.

 

국내 이통사들은 그동안 지나친 고압적인 자세와 일관성없는 마케팅과 서비스 전략으로 CP들을 궁지로 내몰았던게 한 두번이 아닙니다. 누군가 불만을 토로했다가 ‘괴씸죄’에 걸려 사업을 포기한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나 오픈마켓의 등장과 애플인 구글같은 독자 플랫폼을 갖춘 서비스가 속속 등장, CP들을 홀대해선 이통사들도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질 겁니다. 끊임없이 좋은 작품을 빚어내는 CP들이 신나게 사업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시장도 커진다는 진리를 이통사들은 왜 모르는 걸까요?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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