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게임’이라 통칭하는 컴퓨터 및 비디오 게임의 역사는 사실 그리 길지 않다. 40년 가량의 길지 않은 역사에도 게임은 여러 번의 진화를 거치며 새로운  유형을 제시하고 진화하는 것을 반복해 왔다.

 

보다 정교한 혹은 컬러 그래픽 구현이 가능해  졌을 때, 저장 매체의 진화로 보다 많은 용량을 읽거나 저장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요즘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마우스’라는 혁명적 인터페이스가 대중화 되었을 때, 보다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시점이 구현 가능한 3D그래픽이 등장했을 때, 네트워크를 통해서 컴퓨터끼리의 원격 연결이 쉬워지고 빨라지며 물리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게 되었을 때 등, 매번 게임은 이러한 특성의 진화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작품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게임에 열광할 수 있는 요소를 계속 창조해내었다.

 

하지만 근 10년 동안 게임의 진화는 상대적으로 둔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과 3D 그래픽이 일반화 된 시점 이후, 게임의 진화에 영향을 줄만한 충격적인 진화가 없었던 것 같다. 현재 10년이 지나며 둔화되었던 환경의 진화가 오랜만에 다시 시작되었다. 위와 아이폰 등에서 보여준 인터페이스의 진화, 영화 ‘아바타’에서 본격적인 상용화의 스타트를 알린 3D 입체영상, 그리고 기존의 유통 단계를 부정해 버린 오픈마켓이라는 새로운 산업구조의 등장까지, 거의 모든 방향에서 새로운 진화 시점이 도래했음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진화가 매번 이루어 질때 마다 새로운 유형의 게임이 등장하고,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쥔 성공적인 회사가 등장해 왔으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 회사는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럼 우리는 과연 이 10년만의 기회에 대해 준비가 되어있는가. 10년 전 온라인의 등장 시점에서 틈새 시장으로 새로 대두된 온라인 게임을 노려, 자리잡고 성장해온 한국 게임업계는 현 위치에서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닌가. 우리 게임 개발사는 이러한 새로운 환경과 기술의 등장과 진화에 대하여 얼마나 열려있는가. 우리 정부는  과연 새로운 시장 시스템의 도래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대응하고 있는가.

 

진화가 한창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아직은  아무것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돌이켜 스스로를 점검해보자. 그리고 변화가 필요하다면  이제 대응을 해야 할 시점이다. 아직은  변화하기에 늦지 않았으니까. 움직이려면  지금이다.

 

 

김광삼 청강문화산업대 컴퓨터게임과 교수 byulbram@c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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