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우그룹 출신인 ‘대우맨’들이 만든 ‘대우세계경영연구회’란게 있어요. 그런데 조만간 사단법인으로 전환한다고해서 화제네요. 일각에선 ‘대우의 부활이다'‘김우중회장의 부활이다’호들갑떨고 있습니다. 정확한 목적에 대한 진위파악은 차치하고서라도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은 ‘대우’(DAEWOO)란 브랜드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에 인수될 가능성이 큰 상황과 대우연구회의 사단법인 전환 시점이 일치하고 있다는 겁니다.

 

업계 일각에선 포스코가 대우 브랜드를 버릴 것을 걱정해 이를 관리할 회사가 필요했고, 그래서 연구회를 사단법인화한다는 소문이 무성합니다. 포스코측은 이에대해 인수 후에도 ‘대우’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언젠가는 CI차원에서 ‘대우’를 버리지 않겠냐는게 대우맨들의 걱정입니다. 그룹 전체가 완전히 몰락한 지금까지 대우맨들의 ‘대우사랑’이 참 눈물겹지 않습니까?

 

대우 OB들이 몰락한 그룹의 브랜드에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요. 단지 옛 대우시절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요. 아니면 김우중 전회장이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대우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원격 컨트롤하고 있는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일단은 지극히 현실적으로 돈이 되기 때문아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우’ 브랜드가 적어도 해외에서 만큼은 아직도 통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사실 브랜드 파워만 있다면 돈을 버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브랜드가 없어 팔고싶어도 못파는 제품이 세상엔 널려 있으니까요. 솔직히 ‘세계경영’이란 기치를 내걸고 김우중 회장이 맹활약하던 대우 전성기때만해도 ‘대우’의 브랜드 가치는 ‘삼성’이나 ‘LG’를 능가했어요.

 

브랜드는 곧 돈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게임업체들의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솔직히 80년대 수준입니다. 게임업체들은 “게임만 재미있으면 그만이다” “회사보다 게임이 먼저”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그래서 기업 브랜드를 대표하는 사장을 인터뷰하자고해도 "개발자나 해주시죠"라고 합니다. 이렇다보니 게임은 아는데, 어느 회사 작품인 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메이플’이나 ‘던파’는 아는 데 넥슨을 모른다면, 이해가 됩니까.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 마케팅은 상당 부분 접고 들어가는 잇점이 있는데도 게임업체들은 여전히 기업 브랜드 제고는 뒷전입니다. 작품에 대한 브랜드 못지않게 기업의 브랜드가 중요합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블리자드’란 브랜드만 믿고 신작이 나오면 무조건 게임을 사서 플레이하는 사람도 적지않을 겁니다. 대우맨들의 대우사랑만큼은 아니더라도 이제 게임업계도 기업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일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할 때입니다.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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