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회문화적 이슈 중에서 가장 유쾌하고 즐거운 ‘월드컵’이 눈앞에 왔다. 2002년 한일 월드컵개최 이후 온 국민의 축제가 되어 버린 월드컵 시즌이 기다려지면서도 긴장이 된다.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우리 대표선수들이 어떤 드라마틱한 승부를 보여줄지 기대가 되지만, 게임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월드컵 열기가 행여나 게이머들의 마음을 빼앗기는 틈이 될까 작은 염려를 하게 된다.

 

그런데 특별히 더욱 긴장을 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월드컵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바로 게임업체들의 역량이 집중되는 성수기 여름방학 시즌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이 여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1년의 게임 농사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4년마다 한번씩 치러지는 월드컵에 참여하기 위해서 몸을 만들고 기량을 높이는 국가 대표선수들처럼 게임업체는 매년 여름과 겨울 성수기 시즌을 대비하고 많은 준비를 한다.

 

게임을 축구선수와 비교를 해보자. 오랜동안  월드컵을 준비해 온 선수가 다양한 평가전에서 제대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하거나 예상치 못한 부상을 안게 되면 월드컵 축제에 선수로써 참여하기는 어려워진다. 결국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한번 담금질을 하게 되지만 그 시간과 기회가 영원히 기약된 것이 아니기에 선수들의 마음은 더욱 간절할 것이다.

 

하나의  온라인게임이 시장에 공개되어 유저들의  평가를 받게 되기까지 정말 많은 과정이 있다. 게임의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고치고 또 고치고 쉼없는  테스트를 치르고 나서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주어졌던 시간 동안 게임의 개성도 살리지 못하고 각종 버그와 오류들이 개선되지 않은 채 서비스를 하게 되면 결국 고배의 잔을 마셔야 한다. 역시 좀 더 노력해서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의 반열에 오르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경기 결과보다  일단 출전의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기쁨을 느낄 것이다. 필자 역시도 야심 차게 준비해온 온라인게임이 정식으로 론칭되는 시점은 올림픽 국가대표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을 때와 같은 기쁨이 있다. 그동안 남모를 고통과 고생이 있었기에 사실 게임의 성적표와 상관없이 감동스럽다. 그렇지만 이 기쁨과 감동에 사로잡혀 있을 수 없는 이유는 몇 년 전과 다르게 변화된 문화 때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이후  축구는 대중 인기 스포츠가 되면서 꼭 선수처럼 축구를 하면서 즐기지 않더라도 관람하며 응원하는 문화가 생겨났다. 그야말로 승부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우리 국민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게임도 비슷하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소수의 사람이 즐기던 오락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도 만들고 사람들과 교류하고 즐기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축구든 게임이든 이제 다양한 이유로 즐기는 사람들이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축구 선수는 멋진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도 자기 만족에 벗어나 멋진 게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땀이 흘려져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주는 대표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서포터즈들처럼, 게임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유저들이 우리들에게 든든한 서포터즈들이다. 이들이 기쁘게 즐기고 응원할 수 있도록 게임인들이 좀더 무장을 해야 할 시점이다.

 

곧 월드컵의 개막과 함께 게임시장의 여름리그도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흘리는 구슬땀과는 다르겠지만 여름시즌을 향해가고 있는 게임산업의 일꾼들의 땀이 흥건하게 뭍은 게임들이 여름을 향해 대기 중이다.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확대되고 있지만 최근 흥행작이 나오지 않고 있어 올 여름의 게임 시장은 더욱 뜨거울 것 같다. 월드컵 전사들이 울려줄 승전보와 함께 올 여름시즌 온라인게임의 다양한 히트게임 탄생의 승전보가 이어지길 응원한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 kweon20@mga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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